파에야 포식을 하고 나니 이미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져 버렸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라는 Serra de Tramuntana를 섭렵할 계획이었는데,
일단 중간중간 마을마다 쉬어가며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자고 했다.
Serra de Tramuntana는 마요르카의 서쪽 해안을 아우르는 산맥이다.
그 규모가 광활할 뿐만 아니라,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을 두고 바다와 산이 만나는 경치가 독특하다.
처음에는 어렸을 때 종종 동해안으로 피서를 갈 때 굽이굽이 넘었던 대관령, 미시령 즈음에 견줄만 했는데,
가면 갈 수록 그게 아니였다.
그냥 언뜻 보기에는 돌산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까이에서 보면 화마가 훑고 간 흔적이다.
날씨가 건조하고 더운 지역이라 산불이 한번 나면 겉잡을 수 없었을 게다.
깊은 산속을 지나가는 것 같다가도 잊을만 하면 바다가 보이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차를 세운 곳은 Estellencs라는 작은 마을이다.
꼭 사람이 살지 않는 듯 조용한 동네.
성당 뒷문에서 만난 고양이.
어쩜 사람이 다가가도 자기 할일만 할 뿐이고
J한테 애교를 한껏 부리다가
나중에는 배까지 긁어달라고 드러 누웠다.
그냥 두고 가기 참 아쉬웠던 애교쟁이.
Estellencs에서 50여분 정도 달려 도착한 다음 도시는 Valldemossa.
도시 초입에 닿자마자 비교적 큰 도시인 게 느껴졌다.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동네를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Valldemossa에는 한때 산초(Sancho)왕가의 궁이었고
이후 수도원으로 사용된 Palau del Rei Sanxo(산초왕의 궁전)가 있는데,
입구만 봐서는 궁이라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
크게 흥미가 없어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후에 리뷰를 찾아보니 궁에서 보이는 경치가 꽤 아름다운 모양이다.
아, 그리고 이곳에서 쇼팽과 그의 연인 죠지 샌드가 1년여간 머물기도 했었다고.
그래서인지 곳곳에 쇼팽의 사진과 클래식 음악 관련된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궁전 옆길로 빠져 마을 끝쪽으로 걸어나가 본다.
다른 마을보다는 비교적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길 끝에서 이런 풍경도 만나볼 수 있었다.
마요르카에서 제일 맛있는 카푸치노를 맛볼 수 있다는 카푸치노 카페.
어디선가 마요르카의 명소라는 걸 읽어본 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들려보았는데,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고급 카페라고 한다.
이제는 마요르카 곳곳에 체인으로 운영되고 있고,
음료와 음식 모두 맛이 괜찮지만 가격도 꽤 비싼 곳이라고.
내가 시킨 주스와 J가 시킨 카푸치노, 그리고 당근케익.
역시 가격은 비쌌고, 맛은 만족스러웠고,
잠시 야외카페에서 지친 다리 쉬어주고 바람을 쏘이는 호사를 누린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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