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를 떠나는 건 아쉬운 일이었지만, 다음 목적지인 베니스는 그 이름만으로 설레였다.
지도에서 볼로냐에서 베니스로 가는 길을 찾다가
익숙한 이름의 도시를 지나는 걸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어로는 파도바(Padova), 영어로는 파두아(Padua)이다.
캐나다집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이 파두아의 성안토니오 성당이었는데,
그 파두아가 지척에 있다니.
꼭 들리고 싶다고 J에게 특별히 요청했다.
안토니오 성인은 잃어버린 물건, 실종된 이의 수호성인이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했을 때 가장 먼저 안토니오 성인을 찾곤 한다.
파두아의 성안토니오 대성당은 안토니오 성인의 선종 후 이듬해 짓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당 내에 안토니오 성인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줄어든 겨울, 성당 앞 광장은 한적하다.
성당 문을 들어서니 뜻밖에 이렇게 안뜰이 나온다.
수도원 등이 함께 뜰을 나누어 쓰고 있다.
표지판을 따라 진짜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길.
성당 안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여백 없이 꼼꼼하게 채워진 성화와 성상들에서
당대 최고의 학자이자 설교자였던 안토니오 성인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이 느껴진다.
맞은편에 보이는 곳이 성안토니오 성인의 무덤이다.
무덤 가까이에 가면 사랑하는 이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붙여놓은 사진들이 빼곡하다.
무덤을 에워싼 차가운 돌에 손과 머리를 파묻고 눈물로 기도하는 이도 있다.
안토니오 성인에 드리는 기도를 통해 실종된 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많은 기적들이 있어왔고,
이에 대한 증언과, 새로운 기도가 매일 이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교회 안에서 배우고 공경해왔던 대성인이 실제로 활동했고,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성지를 찾는 것은 큰 은총이다.
나의 믿음은 약하고 부족하지만, 성인들의 전구로 조금 더 지혜롭게 주님을 따를 수 있기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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