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파리 테러 현장에서
평범한 금요일 저녁, 친구 커플이 집 근처에 곧 도착하니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J는 곧 채비를 하고, 나는 하던 일을 마치는 대로 합류하기로 했다. J가 나간지 30-40분쯤 지났을까. 나도 곧 나가려고 옷을 챙겨 입고, 친구 가져다 줄 생각에 한국에서 얼마전에 도착한 조미김 몇 봉지를 담고 있는데, 아이패드에서 '띠링'하는 소리가 들린다. BBC앱에서 알림이 뜬 것인데, 파리, 총격, 테러, 사망, 우리 동네 이름... 잘 조합이 되지 않는 단어들에 잠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본다. 몇 분 전,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기에 잠시 투덜거리며 닫았던 창문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분주한 차도는 텅빈 채 경찰차와 소방차들만 가로 막고 서 있고, 경찰, 소방..
2015.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