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이태리9

(8) 산마르코 광장, 성 마르코 대성당, 그리고 캄파닐레 첫째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찾은 산마르코 광장은 이미 인적도 드물고 광장을 에워싼 건물들 사이의 맞바람이 꽤나 차다. 광장의 한편에는 성 마르코 대성당이 밤에도 감출 수 없는 화려함을 뽐낸다. 그리고 캄파닐레. 이 산마르코 광장을 유독 기대했던 건 여행 전 읽었던 불문학자인 김화영 교수의 책 때문이었다. 프로방스로의 여행을 담은 책인 "여름의 묘약"에는 짧게 베니스에 머무른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마르셀 프루스트의 글과 김화영 교수의 자상한 설명이 덧붙여져 다른 건 몰라도 캄파닐레는 내 눈으로 꼭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에 차있었다. "아침 10시, 메이드가 들어와 내 호텔방의 덧문을 열어줄 때면 나는 산마르코 캄파닐레의 황금빛 천사가 불타오르는 듯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프루스트가 보았던 그 황금빛.. 2015. 12. 21.
(7) 베니스 숙소 팁 및 베니스 야경 볼로냐로의 주말여행은 내 아이디어였고, 거기에 베니스를 가보고 싶다고 한 건 의외로 J였다. 둘 다 아직 가본 적이 없고, 또 관광객들이 몰리는 철은 피하고 싶어 이번에 베니스까지 들려보기로 했다. 볼로냐 공항에서 베니스는 차로 1시간 반정도 소요된다. 베니스에서 묵을 숙소를 고를 때, 나는 으레 베니스 내에 있는 호텔을 찾고 있었는데, J 말로는 베니스에 인접한 도시인 Mestre에서 묵는 것이 낫겠다고 한다. 결론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는데, 특히 차로 여행하는 경우 베니스 내에 묵는 건 여러모로 비추천이다. 첫째, 베니스에는 섬 초입에 공영주차장 한곳이 있는데 베니스 섬 안에는 차도가 없기 때문에 어차피 이곳에 주차를 하고 걷거나, 수상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둘째, 이 공영주차장은 주차료가 무려 3.. 2015. 12. 19.
(6) 파도바의 성안토니오 대성당 볼로냐를 떠나는 건 아쉬운 일이었지만, 다음 목적지인 베니스는 그 이름만으로 설레였다. 지도에서 볼로냐에서 베니스로 가는 길을 찾다가 익숙한 이름의 도시를 지나는 걸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어로는 파도바(Padova), 영어로는 파두아(Padua)이다. 캐나다집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이 파두아의 성안토니오 성당이었는데, 그 파두아가 지척에 있다니. 꼭 들리고 싶다고 J에게 특별히 요청했다. 안토니오 성인은 잃어버린 물건, 실종된 이의 수호성인이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거나 했을 때 가장 먼저 안토니오 성인을 찾곤 한다. 파두아의 성안토니오 대성당은 안토니오 성인의 선종 후 이듬해 짓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당 내에 안토니오 성인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줄어든 겨울, 성당 앞 광장은 한적하.. 2015. 12. 18.
(5) 볼로냐의 맛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면 - Paolo Atti & Figli 볼로냐에 도착한 날 밤, '두개의 탑'을 지나 어느 골목 하나로 접어들었는데, 파스타, 케익, 쿠키, 햄 등등 각종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보여 들어가 보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볼로냐에서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는데, 1880년에 시작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가 품질을 보증하기도 하고, 특히 당일 신선하게 만든 이곳의 토르텔리니를 최고로 친다고. 어쩐지 관광객이 분명한 우리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토르텔리니?' 하고 묻더라. 내가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정통 파스타면 구경이나 할까 하고 들어갔던 것인데, 직원이 토르텔리니는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며, J와 나에게 하나씩 건넨다. 본인은 일하면서 가끔 하나씩 집어먹는다는 말이 재미있어 반신반의하며 작은 만두처럼 생긴 토르텔리니 한알을 입에 넣었는데, 이렇게 맛.. 2015. 12. 17.
(4) 볼로냐의 중심, 마죠레 광장 볼로냐에서 어디를 구경하면 좋겠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일단 마죠레 광장(Piazza Maggiore)으로 가라고 한다. 마죠레 광장은 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각종 관공서, 도서관, 문화센터 등이 모여있어 현지인들의 생활의 중심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늘 사진 찍고 있는 J의 사진을 찍는데, 집중할 때 저 미간주름과, 확장된 콧구멍과, 살짝 벌린 입이 한결같다. 첫날 저녁에 찾은 광장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다양한 명소들이 이미 문을 닫아 다음날 아침 다시 찾기로 했다. 아, 이곳은 광장으로 향하는 아치형의 터널 중 하나인데, 낮의 모습은 이렇다. 이곳에서 꼭 해봐야 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한명이 한쪽 구석에서 이렇게 벽에다 대고 .. 2015. 12. 16.
(3) 볼로냐 '두 개의 탑'과 시내 전경 볼로냐의 가장 번화가인 Via Del l'Indipendenza을 타고 시내 중심으로 향하다 보면 우뚝 선 두개의 탑을 만날 수 있다. 볼로냐는 한때 180여개의 탑이 도시를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고 한다. 왜 그렇게 많은 탑들이 세워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세력가들이 과시용으로, 혹은 공격 및 방어용으로 세운 것으로 추측된다. 두 탑 모두 12세기 초에 세워졌는데, 이 중 더 높은 탑은 길이가 100여미터에 이른다. 두 탑 모두 기울어져 있는데, 특히 낮은 탑은 밑둥을 유심히 보면 한쪽 끝과 다른 한쪽 끝에 큰 벽돌 하나 차이가 난다. 다음날 아침, 다시 볼로냐 시내를 찾아 탑을 올라가 보기로 했다. 높은 탑을 한바퀴 돌다보면 이렇게 작은 입구가 나 있는데, 두사람이 지나가기도 빠듯한 공간이라, .. 2015. 12. 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