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 여행을 다녀온지도 벌써 한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바빠서 여행 정리를 하지 못했었는데,
방금 사진을 훑어보니 큰일났다, 드문드문 벌써 기억이 흐릿해졌다.
그마저도 다 잊기 전에 얼른 정리를 마쳐야 겠다.
이번 여행은 결혼 1주년이라고 J가 깜짝선물로 준비한 것.
원래 출발하는 날 알려주는 것이 계획이었다는데,
평소에는 한가하던 내가 갑자기 그 주에 약속이 몇개씩 생기고 분주하자
불안해진 J가 떠나기 이틀 전에 공개를 하고 말았다.
한참 바쁜 때에 떠나게 된 여행이라 둘 다 할일이 산더미.
공항에서 열일중이다. 일할 때 나오는 J의 집중입.
항공사는 우리가 아끼는 Vueling을 이용했다.
저가항공에 충실하게 가격이 늘 착하고, 프로모션도 자주 하고,
무엇보다도 도시의 주요 공항들을 이용해 편리하다.
파리 올리 공항에서 두시간 여 만에 마요르카 팔마(Palma)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마요르카에 가보자는 얘기는 예전부터 몇번이나 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J가 함께 일하는 프로그래머가 마요르카에 살기 때문.
J와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반년이 넘게 거의 매일 연락하며 일하고 있는
"사이버" 동료이자 친구인데, 늘 마요르카에 놀러 오라고 채근을 했다.
(사실 나는 이 친구를 알기 전에는 마요르카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었다.)
우리가 숙소에 여장을 푼 시간이 이미 밤 10시쯤이었는데,
마요르카 친구는 역시 스페인 스타일답게 전혀 늦지 않았으니 본인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한다.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하고 찍어준 주소만 따라 갔더니
길거리에서 파티가 한창이다.
드디어 실물로 만난 친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골목에 있는 식당 하나가 매년 개업기념일에 맞추어 파티를 여는데,
주변에 있는 가게들이 동참해 꽤 큰 규모의 골목파티가 되었다고 한다.
친구는 우리를 잡아 끌어 같은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동생에, 친구들에,
이미 와인 기운이 올라 계시던 엄마까지 두루두루 소개를 한다.
다들 말도 못하게 친절한데다가 배경도 가지각색.
십여년 전만해도 어부들이 주로 모여 살던 가난한 변두리 동네였다는데,
어느 순간 히피한 식당들과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꽤 큰 규모의 트렌디한 동네가 되었다고 한다.
J는 한잔에 2유로 하는 맥주를 꿀꺽꿀꺽.
파티에 참여한 가게들 중 하나.
마요르카 토박이인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옷들을 팔고 있는데,
하나같이 밝고 하늘하늘한 것이 섬의 기후와 분위기를 보여준다.
가장 내 관심을 끈 건 옆에 있던 비건 아이스크림 가게.
독특한 맛의 건강한(듯한) 아이스크림들을 팔고 있다.
이건 처음 들어보는 콩종류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
갈증이 나던 차에 살살 녹는다.
가게 한구석에서는 아이스크림 커버도 판다.
순간 하나 사고 싶었지만, 이거 때문에 분명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게 될 것 같아 그만두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5일동안 마요르카에 머무르며 이 동네에 거의 매일 오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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