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아침.
첫번째 목적지는 우리가 좋아하는 시장.
현지 먹거리 구경도 하고,
이른 점심을 먹을까 간식을 먹을까 고민을 했는데,
이럴 수가.
설마 했는데 정말 바캉스 기간이라 가게들이 다 닫았다.
보이는 사람들이라고는 다 우리 같은 관광객들뿐.
보르도에서 크고 유명한 시장이니 관광객들 위해 문을 연 곳이 많으리라 생각했는데,
한참 잘못 생각했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구시가지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은
보르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La Grosse Cloche, '큰 종'이다.
18세기에 지어진 종탑이다.
종탑을 지나 다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로 들어섰다.
여름 내내 까무잡잡 그을려 있었던 엘리.
전날 저녁에 들렸던 Bourse 광장을 다시 찾았는데,
이유는 바로
Le miroir d'eau를 보기 위해서이다.
Bourse광장에서 길을 건너면 강변을 끼고 또 다른 큰 광장이 있는데,
여기에 발바닥이 잠길 정도의 물이 올라오면
Bourse 광장 바닥에 거울을 깔아 놓은 듯이
그 모습 그대로 반영이 되어 수면에 펼쳐진다.
큰 길 건너의 건물이 어떻게 이렇게 딱 반사가 되어
데깔코마니처럼 보이는 건지 신기.
여기에 온 건 엘리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바닥에서 크고 작은 물줄기가 올라오고
스프레이처럼 물이 계속 뿌려지는데
아이들에게 이만한 놀이터가 없다.
역시나 신나신 분.
겁없이 물 위를 활보하다가
점점 네 발로 놀기 시작하고
기어다니기 시작.
결국 홀딱 벗겨서
한 시간이 넘게 신나게 놀았다.
떠날 때는 안 가겠다고 난리.
엘리 옷 갈아 입히고 전열을 정비해 향한 곳은
보르도 대성당.
보르도에서 와인 말고도 유명한 것이 있는데,
럼과 바닐라로 맛을 낸 까넬레(canelé)이다.
보르도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까넬레 파는 곳이 많은데
그 중에 유명하다는 La Toque Cuivrée 와
Baillardran 두 군데에서 모두 까넬레를 사보았다.
가격은 La Toque Cuivrée 가 압도적으로 싸고,
맛은 확실히 Baillardran가 더 낫다.
알찬 하루의 마무리는
가려고 미리부터 계획해 두었던 Bar à Vin 이다.
보르도의 여러 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 있는데,
한 잔에 단돈 2유로부터 시작이다.
사람이 꽉 차 있어서 한 15-2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와인 기다리는 동안 둘이 꽁냥꽁냥.
모던하게 꾸민 내부에 천장까지 가득 와인이 들어차 있다.
와인 두 잔에 포도주스 한 잔.
엄마 아빠 따라 건배도 하고
와인이라는 말도 배워서 본인이 마시는 건 다 와인이라고.
물도 와인.
친절한 직원들이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와인을 하나 하나 다 설명해 주고 추천해 주는 것이 좋았다.
J와 각자 두 세잔씩 맛보고 어울리는 치즈도 함께 먹었다.
해가 긴 유럽의 여름.
다음날 일정을 위해 조금 일찍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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