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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808. 보르도 Bordeaux

상떼밀리옹과 포메롤 여행

by jieuness 2019.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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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셋째날, 보르도를 떠나 동쪽으로 달려 상떼밀리옹(St Emilion)에 도착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를 꼽으라면

대게는 보르도를 말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보르도 와인도 지역별, 포도 품종별로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보르도 와인은

보르도의 북쪽, 혹은 도르도뉴(Dordogne)강 서쪽의 메독 지방과

보르도의 동쪽, 혹은 강 동쪽의 상떼밀리옹/포메롤 지역의 것이다.

전자는 카베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주요 품종으로 남성적인 강한 맛이 특징이고,

후자는 멀로(Merlot) 100%인 와인이 많아 더 부드럽고 과일향이 진하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름만 들어본 샤토 로쉴드, 마고, 라투르 등이 모여 있는 

메독의 마고, 푸이악 지역을 꼭 가보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상떼밀리옹에서만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보르도 시내에서 30분 정도면 상떼밀리옹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날 유난히 태양이 뜨겁고 구름 한 점 볼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모자는 필수.

 

우유를 병째로 벌컥벌컥 마시는 쾌녀.

 

상떼밀리옹 초입에 주차를 하면

이렇게 아래로 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상떼밀리옹 시내는 크지 않아서

그냥 이리저리 골목을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왔던 곳을 다시 지나가고 또 돌아오고 그렇게 된다.

 

돌로 깔린 바닥이 굉장히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꽤 있어서 유모차를 가지고 다니기는 불편.

 

덕분에 J가 엘리를 계속 안고 다니느라 고생 좀 했다.

 

상떼밀리옹 식당을 찾는 글마다

시내에는 가격만 비싸고 음식도 별로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어디에서 점심을 먹어야 할지 고르지를 못했다.

결국 J가 고르는 대로 광장에 있던 식당으로 들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Daurade라는 도미 같은 생선이다.

식당에 너무 기대를 안해서일까.

생각보다 정성스럽게 나와서 좋았고, 맛도 괜찮았다.

 

먹보 따님은 간 소고기를 스테이크처럼 구운 음식도 따로 시켜드리고.

 

점심을 먹고 성당에 들어가 열을 식혔다.

많이 지치신 두 분.

 

 

 

 

상떼밀리옹에 들린 김에 와인을 하나 사고 싶다면

안내소 옆에 있는 메종 뒤 방 (Maison du Vin)도 괜찮다.

지역에서 나온 와인 종류도 많고,

시간이 맞으면 생산자가 직접 와서 하는 시음도 할 수 있다.

따로 와인 클라스도 미리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안내소에서 미리 지하 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일인당 9유로인데,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지 않는 상떼밀리옹 지하 성당을 둘러볼 수 있다. 

투어 시작 기다리는 중.

엘리는 자기 몸통만한 물을 벌컥벌컥.

 

원래 가이드 투어에 별로 관심이 없는 J는 이번 역시 별 흥미를 안 보였지만,

나한테는 재미있고 특별한 투어였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어 모습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몇 가지 이야기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에밀리옹 성인이 수도생활을 했다고 전해지는 지하 동굴에는

의자가 하나 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던 여자들이 그 의자에 앉으면 아기를 갖게 된다고 전해진다.

기적을 체험한 이들이 아기 이름을 에밀리, 에밀리옹이라 붙인 경우가 많다고.

그리고 12세기부터 지어진 유럽 최대 규모의 지하 성당은

십자군 전쟁 때 지금의 터키에 다녀온 지역의 유지가 주도해서 지어져

비잔틴 양식의 영향이 남아있다.

한 때 프레스코와 성물들이 가득했다고 하지만, 

프랑스 혁명 기간 동안 다 파괴되고

화약공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번 여행도 역시 한 끼는 라면이 빠질 수 없다.

상떼밀리옹 와인에 너구리 우동. 

 

그리고 이 날 처음 마카롱에 눈을 뜬 엘리.

 

 

 

부스러기까지 야무지게 주워먹는다.

 

다음날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약간 여유가 있어,

상떼밀리옹과 붙어 있는 포메롤 지역에 가보기로 했다.

작은 시내를 제외하고는 상떼밀리옹, 포메롤 모두

어디를 둘러봐도 포도밭 뿐이다.

원래 점심을 먹으려던 식당이 문을 닫아

운전을 하고 지나다 문을 연 식당에 들어갔는데,

포도밭이 보이는 야외에 앉아 평범한 프랑스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식당 옆에 포도밭에 잠시 들어갔는데,

잠깐 눈 돌린 사이에 포도서리 중인 엘리.

근데 떫고 맛이 별로다.

 

포메롤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인 페트루스가 있다.

그냥 앞에만 지나가 보자 하고 가보았는데,

생각과 달리 대문이 활짝 열려져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예상대로 일반인은 못 들어오게 되어 있어

직원에게 쫓겨(?)났는데,

그러면 아무 표시도 없이 왜 대문을 활짝 열어놓았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괜히 기분 상하는 일 만들 건 없지.

 

 

잠시동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만들어질

포도들이 자라는 포도밭을 구경했다.

 

보르도의 유명한 와인 지역들의 많은 샤토들이

무료 혹은 유로로 투어와 시음을 제공한다.

엘리가 태어나기 전까지 루아르, 쉬농 등 와인 산지로

와인 여행을 갔었는데,

아무래도 이제는 엘리에게 재미가 없을 것 같은 와인 투어는 계획에서 빠지게 되더라.

더군다나 바캉스 기간이라 문을 닫은 샤토들도 많았고.

다음에 제인이가 좀 더 크면 더 나은 기회에 제대로 보르도 와인을 공부하는

여행을 다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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