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르시스트 요리사

오색 가을무로 만든 초간단 샐러드

by jieuness 2021. 10. 4.
반응형

동네에 유기농 제철야채와 과일을 파는 내 최애 가게가 있는데,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주 오랜만에 가게를 찾았더니 입구부터 오색다양한 호박들이

이제 진짜 가을입니다, 하고 알려준다.   

그리고 마주한 가을무 코너.

무로 마음이 설레이기는 난생 처음.

이렇게 예쁘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무들을 만난 적이 있었나?

손바닥보다 작은 무 세 개를 색깔별로 데리고 왔다.

제철 재료는 최대한 단순하게 조리해 그 맛 전체를 감상할 수 있어야 하는 법.

 

무껍질을 듬성듬성 벗기고, 반으로 갈라 얇게 반달 모양으로 썰었다.

큰 볼에 무를 담고, 굵은 바닷소금을 켜켜 뿌리고, 

그 위에 집에서 가장 무거운 주물 냄비를 올려 몇 시간 두면

무들이 노골노골하게 절여진다.

 

물기를 살짝 짜 그릇에 담고, 

가장 좋은 올리브유를 뿌리고,

발사믹 식초는 아주 약간만 흩뿌리고,

생파슬리를 한 움큼 다져 뿌린다.

소금에 절여진 무는 간이 딱 맞고,

발사믹 식초는 약간의 단맛과 신맛을 더해주고,

올리브유와 파슬리는 신선한 향이 가득하다.

 

가을무로 만든 보약 같은 샐러드.

쌀쌀한 비가 오던 지난 주 어느 날, 팥을 잔뜩 넣은 단호박죽과 함께 먹으니

속도 편안하고 몸 안의 찬 기운이 밀려나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