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어제 오늘 목감기로 고전 중이라 뜨끈한 국물요리를 위주로 해먹고 있는데,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하다가
주말여행 중에 먹었던 프렌치 어니언 수프가 생각났다.
식당에서 먹는 것처럼 입에 짝 붙는 맛을 내려면 오래 볶아 풍미가 날대로 난 양파에,
비프스톡을 들이 부어야 한다고 하는데,
집에 비프스톡이 없을 뿐더러,
슈퍼에 가면 농축시킨 고체형 비프스톡을 살 수 있지만,
그건 또 안에 뭐가 들어가 있는지 뭔가 꺼림칙해서 사고 싶지가 않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엄마가 보내준 자연조미료.
국내산 한우로 맛을 냈다는, 화학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조미료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프스톡 다 소용없다. 이거 한숟갈이면 끝.
양파 한알을 채썰고, 버터 한숟갈 크게 넣은 후, 소금, 후추 약간 뿌리고 중간불에 볶기 시작한다.
뚜껑을 덮어 놓았다가, 한번씩 눌러 붙지 않게 뒤젂여준다.
한 15분정도 볶으니 이정도 색이 나온다.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양파가 숨이 완전 죽어 끈적거릴 때까지 볶는다.
25분쯤 되었을 때, 맛이 잘 어울릴 것 같아 양송이를 썰어 넣었다.
그리고 양송이의 숨이 죽었을 때
먹다 남은 와인을 한컵 부었다.
재료가 간신히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붓고 볶으면,
금새 이렇게 졸아 붙는다.
이제 여기에 물을 넉넉히 붓고, 자연조미료 한숟갈 넣고,
중간불에서 계속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우선 간을 보고, 필요에 따라 소금과 후추를 조금 더한다.
이상태에서 그냥 먹어도 되지만,
나는 식당에서 본 것처럼
하루 지나 딱딱해진 바게트를 넣고,
에멘탈 치즈를 올린 후, 잠시 뚜껑을 덮어 치즈를 녹힌 후에 먹었다.
완성되자마자 둘이 코를 박고 먹어서 사진이 없다.
나는 내년 감기까지도 떨어진 기분.
프랑스 레시피를 찾아보니,
프렌치 어니언 수프가 예로부터 농민들이 일상적으로 해먹던 가정식이기 때문에,
원래 비프스톡 같은 것은 들어갈 생각도 안했다고 한다.
정말 오리지널 프렌치 어니언 수프는,
약한 불에서 양파를 거의 한시간 정도 볶고,
와인을 넣은 후 30분 이상 졸이고,
물을 넣고 다시 한시간 이상 약한 불에서 끓여내는 것이 전부라고.
이렇게만 끓여도, 충분한 시간만 들이면 양파만으로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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