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칠순을 맞아 선물로 준비한 아이슬란드 여행.
동생과 연초부터 렌트카, 호텔, 일정 다 손수 짜다보니
나중에는 지쳐서 이미 다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우리 가족과 동생의 깜짝 출연이었는데,
계획을 이미 알고 있던 엄마도, 몇 달을 준비해 온 우리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어찌나 마음이 졸리던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아이슬란드 케플라빅 공항.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시장통이 따로 없었다.
같은 날 캐나다에서 도착한 동생과 흥분의 재회를 하고
공항 근처에 예약해 둔 숙소에서 일단 서둘러 잠에 들었다.
그 다음날 드디어 디데이다!
엄마, 아빠가 아이슬란드 남부의 Heimaey섬으로 다녀오는 일정이라
섬으로 가는 배 안에서 등장할 계획을 세웠다.
선착장까지 세시간 정도 떨어져 있어 아침 일찍 부지런히 체크아웃을 하고 출발해야했다.
그래도 아침식사는 해야하니 호텔 근처에 있던 빵집을 찾았다.
아이슬란드의 빵집.
나라마다 빵집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곳의 특징은 일단 빵들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다양한 샌드위치를 시켜 식사를 했다.
프랑스에서 먹는 빵에 비하면 좀 건조하고 퍽퍽하지만,
건강에는 좋을 것 같은 느낌.
이건 맛있어서 사진으로 남겨둔 빵인데, 헤이즐넛과 시나몬이 잔뜩 들어간 바삭한 패스츄리였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아서 2박 3일 동안 먹었다.
계획은 선착장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할 곳을 찾고 싶었는데,
미리 도착한 엄마로부터 선착장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는 정보를 입수,
가는 길에 Bonus 슈퍼에 들렸다.
분홍색 돼지 마크가 눈에 띄는 슈퍼 체인이었는데, 왠만한 식료품은 다 갖추고 있다.
Heimaey섬으로 가는 배는 Landeyjahöfn 선착장에서 탈 수 있는데
승선할 수 있는 차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우리는 엄마아빠와 같은 시간으로 Heimaey섬행 표를 예약을 했는데,
Landeyjahöfn으로 돌아오는 표는 같은 시간으로 예약을 못해서
Heimaey에 도착하자마자 대기를 걸어놓고 원하는 배 시간 30분 전부터 선착장에서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자리가 생겨 엄마아빠와 같은 배로 돌아올 수 있었다.
두근거리던 대작전은 대성공!
아빠의 놀라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아빠는 제인이를 보는 순간 환영을 보는 줄 알았다고 ㅋㅋㅋㅋ
그렇게 흥분과 안도의 마음으로 도착한 Heimaey섬은
차로 20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고 조용한 섬이었다.
아이슬란드의 상징 중 하나인 퍼핀을 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는 길.
주차장에 차를 새우고 <바람의 언덕>을 연상시키는
절벽 끝 언덕을 올라간다.
이번 여행을 위해 이래저래 마음고생도 많이 한 동생.
그래도 우리가 또 언제 이런데를 이렇게 같이 와보겠냐며 신이 났다.
퍼핀은 밝은 오렌지빛 선이 선명한 부리와 동그랗고 귀여운 외형인 특징인 새로,
아틀란틱 퍼핀의 대부분이 아이슬란드에 살고 있다고 한다.
언덕을 자세히 보면 울퉁불퉁한 결이 느껴지는데
그게 다 땅을 파서 지어진 퍼핀 둥지이다.
자칫하면 퍼핀 둥지를 망가뜨리거나 가로막고 서있을 수 있다니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퍼핀은 한번 짝을 만나면 평생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고 해서
백년해로의 상징이기도 하단다.
망원경으로 보면 퍼핀들이 바쁘게 언덕 속 둥지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걸 볼 수 있다.
끝이 안보이는 바다와 사람의 손 한번 닿지 않았을 것 같은 기암절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과 정신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짧고 굵은 아이슬란드 여행의 시작은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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