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캬비크는 하루면 충분히 보겠다는 생각이 들어
크게 계획을 잡아두지는 않았다.
일단 레이캬비크의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Hallgrimskirkja를 목적지로 하고 출발했다.
블루라군에서 40여분 정도면 도착.
교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레이캬비크 관광을 시작했다.
Hallgrimskirkja은 루터교 교회로 1945년에 착공되어
1986년이 되어서야 완공되었다고 한다.
오르간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교회 안에는 실제로 15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오르간이 있다.
압도적인 규모와 외형과는 대조적으로 내부는 굉장히 단순하고 실용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것도 독특했다.
Hallgrimskirkja를 등지고 Skólavörðustígur라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양쪽으로 다양한 가게들과 식당들이 있는데 그중에
The Handknitting Association of Iceland 라는 가게가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유명한 것이 양모 뜨개질인데,
협회에 등록된 회원들이 직접 만든 제품들만 취급하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가격대는 높지만 품질이 보장된다.
특히 아이슬란드의 상징과도 같은 수제 로파페이사 (lopapeysa) 스웨터가
아주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서 기념품으로 하나 사볼만 하다.
로파페이사 스웨터는 목과 어깨 부분을 원형으로 둘러싼 패턴이 특징인데,
따뜻한 걸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양 한마리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점심 식당은 일찌감치 Sægreifinn (Seabaron)이라는 해산물 식당을 찍어두었다.
여기는 식당 뒷문인데, 식당 앞문으로 들어가면 주문 카운터가 있고,
주문 후에 테이블을 잡고 기다리면 음식을 가져다 준다.
다양한 생선이 꼬치로 준비되어 있어 눈으로 보고 주문할 수 있다.
진짜 사람인 줄 알고 모두를 놀래켰던 할아버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 한켠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방이 따로 있었다!
이렇게 반갑고 감사할 수가 없었다.
빵 인심도 후하다.
이 홈메이드 랍스터 수프 평이 좋은데, 내 입맛에는 좀 짰지만 랍스터 맛은 확실히 진했다.
메뉴에 있는 걸 다 시켰다더니 정말 테이블이 가득 찼다.
신선한 생선을 특별한 양념 없이 구웠는데, 생선마다 어떤 것은 쫄깃하고 어떤 것은 부드럽고
먹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처음 먹어본 고래고기 스테이크였다.
생긴건 소고기 같은데 독특한 향미가 있어 가족 안에 호불호가 갈렸다.
점심 식사를 배불리 하고,
배가 아무리 불러도 아이슬란드에 왔으면 핫도그는 꼭 먹어야 한다고
온 가족을 전두지휘 해 가장 유명하다는 핫도그 스탠드
Bæjarins Beztu Pylsur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수가. 전방 몇 백 미터 앞에서부터 엄청난 줄이 보인다.
가게에 가까이 갈 수록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줄.
아이들 둘과 여행하는 어른 다섯이 저 줄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아쉽지만 '아는 맛'일거라 위로하며 지나쳐야했다.
다운타운을 떠나기 전에 나와 J는 따로 한 군데를 더 들렸는데,
바로 Omnom 초콜렛 본점!
파리에서 큰 슈퍼나 백화점에 가야 볼 수 있는 Omnom이 아이슬란드 브랜드인 걸
이전에는 몰랐다.
컬러풀한 포장과 독특하고 다양한 맛들이 특징이다.
Omnom은 항구쪽에 위치해 있는데
일요일이라 그랬는지 길은 한산하고 다른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았는데
이곳만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스크림들이 있다.
아이스크림마다 Omnom 초콜렛이 통크게 들어간다.
그리고 가게 뒷편에는 초콜렛 공장이다.
당연히 Omnom 초콜렛도 살 수 있다.
종류도 많고 신기한 맛도 많은데, 다 시식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카라멜 퍼지가 들어간 초콜렛을 사가지고 나와 가게 앞 테이블에 앉아 먹었다.
저 우유 아이스크림이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초콜렛도 네 개를 샀는데,
나중에 공항에서 보니 공항 가격이 약간 싸더라.
달콤하게 마무리한 알찬 레이캬비크에서의 하루.
가족들과의 짧지만 애틋했던 여행이 끝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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