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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활 La vie à Paris/일상

오페라 바스티유 - <돈 지오바니> 관람

by jieuness 2015.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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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J가 어느날 오페라 티켓을 끊어왔다.

나는 신나서 덩실덩실.

항상 들어가 보고 싶었던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하는 <돈 지오바니> 공연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시내에 있는 오페라 가르니에궁(Palais Garnier)에서 발레 공연을 봤었는데,

1800년대 말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내부가 너무 화려하고 근사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비슷한 기대를 가지고 오페라 바스티유 안으로 들어갔는데...

 

 

오잉, 너무나 흔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연장 느낌.

내 기대가 너무 컸노라고 스스로 탓하는데,

J도 "좀 실망이네..."한다.

 

비교적 새로 지어진 공연장 답게

내부는 넓고 쾌적하다.

오페라 가르니에궁에서는 자리를 찾아서 앉는게 1차 관문이고,

앉은 후에도 옆사람, 앞사람 다 닿아서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그 옛날에 화려하고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어떻게 이렇게 좁은 자리에 앉았을까...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드디어 불이 꺼지고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로 극이 시작한다.

 

공연은 정말 흥미로웠다.

시간이 없어 사전 정보 없이 갔던터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걸 몰랐다.

배우들이 치렁치렁한 고전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모던한 초고층 아파트를 무대로, 세련된 양장을 한 오페라 가수들이 나오니 처음에는 당황.

 

 

하지만 특히 사운드가 정말 좋았고,

현재가 배경임에도 원작의 대사와 음악이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신기했다.

무대 윗편에서 실시간으로 영어, 불어 자막이 나와서 내용을 이해하기에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인터미션까지 다해서 공연시간이 장장 4시간.

주변 카페들도 문을 닫고 있고, 거리도 한산해졌다.

 

오페라를 마주 보고 있는 바스티유 동상.

밤에 훨씬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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