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내가 사고 먹는 이 야채, 과일, 고기가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할 때가 많았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아무래도 먼 곳에서 오려면 금방 상하지 않게 약품처리를 할 수도 있고,
육해공으로 이동하는 비용도 들 것이며, 그로 인한 환경 피해도 있으리라 생각.
그래서 주변 환경에 최대한 영향을 덜 주는 방법으로,
나에게서 가까운 생산자에게서 직접 먹거리를 구매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Food Assembly. (https://thefoodassembly.com/en)
150마일 이내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준다.
일반 마트와 같은 유통과정에서 생산자가 15~25%의 이윤을 갖게 되는 것과 달리,
Food Assembly에서는 생산자가 80% 이상을,
나머지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호스트, 그리고 Food Assembly 운영팀이 나누어 갖는다.
Food Assembly에 가입을 한 후에, 내가 사는 곳을 검색하면 주변에 있는 "assembly"들이 나온다.
어떤 곳은 생긴지 얼마 안 되어 참여하는 가입자, 생산자 수도 적고,
어떤 곳은 꽤 활발해 보이는 곳도 있다.
총 세 곳까지 가입할 수가 있다.
나는 집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에 있는 assembly 세 곳에 가입을 했고,
이 중 한곳은 집에서 가장 가깝지만 아직 활동이 미미한 관계로
나머지 두 곳에서 주문을 해봤다.
Food Assembly 사이트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어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보통 픽업은 assembly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이루어지고,
주문은 2-3일 전에 마감된다.
우선 가격은 일반적으로 마트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다.
단, 유기농 상품과 수제 먹거리 (잼, 말린 과일 등)은 약간 비싼 느낌이 있었다.
상품 질은 훌륭하다.
지난 주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데 싼 체리를 며칠 내내 먹었고,
유기농 돼지 등심으로 폭챱도 해먹었다.
생각치 못했던 한가지 단점은,
생산자 입장에서 주문량이 적거나 당일에 수량이 부족하면
주문한 상품을 못 받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 사전에 이메일로 연락을 주지만,
가끔은 픽업할 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러 장도 안 보고 픽업날만 기다렸는데 주문한 상품이 없으면 실망이 크다.
오늘 내가 픽업한 신선한 먹거리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서프라이즈 유기농 야채 박스.
농장 주인이 수확 당일 신선한 야채 5-6종류를 모아 보내주는데,
토마토, 애호박, 부추, 고추, 오이, 샐러드 야채가 들어 있었다.
울긋불긋 울퉁불퉁 못생긴 토마토, 들쑥날쑥한 애호박,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상추,
모두 다 자연스럽게 땅과 해가 주는 대로 받고 자란 증거이다.
총 2~3.5kg, 10.50유로
여기서 만나리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닭똥집 (진짜 이름은 닭모래주머니)
한국에 비하면 무척 비싸지만,
엄마 레시피 대로 매콤하게 볶아 밥도둑 만들 생각하니 돈이 아깝지 않다.
360g, 5.60유로
그리고 유기농 달걀.
일반 마트보다 싸다. 1.80유로
이밖에 바로 냉동실로 직행한 고등어(한마리 4.80유로)와 홍합(700g, 5.40유로)도 있었다.
고등어는 양념장 발라 굽고, 홍합은 시원하게 홍합탕을 끓여야지 생각중.
J도 일이 있어 늦게 오는 날이고,
나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저녁시간을 놓쳐 출출하던 참에,
오늘 받은 부추, 고추, 애호박에 집에 있던 당근, 양파 잘게 썰어 넣고,
부침가루에 카레가루 한스푼 크게 넣어 전을 부쳤다.
J 주려고 반 남겨뒀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다가는 내가 다 먹어버릴 것 같다.
'파리 생활 La vie à Paris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에 없는 것들 (+그중에 찾은 것들) (1) | 2015.09.07 |
---|---|
파리 생활의 필수, 벨립(Velib) 이용하기 (2) | 2015.09.07 |
Le Marché Bastille - 파리에서 가장 큰 시장 (3) | 2015.09.07 |
Le Comptoir General - 볼거리, 먹거리, 마실거리가 가득한 곳 (0) | 2015.09.07 |
La fete de la musique (21 June 2015) (0) | 2015.06.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