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산책 삼아, 볼일 볼겸, 운동하면서 지나다니는 Blvd Richard Lenoir.
천막을 칠 수 있는 철제구조물이 항상 줄지어 있는 걸 보면서
'아, 여기에서 마쉐(marché)가 열리는 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직접 찾아가기까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다니.
걸어서 고작 10분 거리인데도.
Bastille의 높은 탑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의 Blvd Richard Lenoir에 다다르니,
어제도 지나갔던 이길이 그길이 맞나 싶다.
시장의 소리와 냄새에 순식간에 압도당한다.
Le Marché Bastille은 파리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경까지 열린다.
전통과 옛것 그대로의 생활방식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들답게
이 노점시장은 활기 그 자체이다.
"슈퍼마켓의 침략"으로 까르푸, 모노프리, 프랑프리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블록마다 자리잡고 있지만
(우리집만 해도 반경 5분 거리에 세 종류의 슈퍼가 다 있다.)
마쉐를 보니 쉽게 넘볼 수 없는 프랑스인의 고집과 자부심까지도 느껴진다.
종이, 비닐, 천, 바퀴 달린 것까지 각양각색의 장바구니를 들고 끌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슈퍼마켓은 절대 충족시킬 수 없는 이 에너지.
시장 초입의 꽃가게는 내마음을 이미 홀랑 홀려버렸고,
나이 지긋하신 단골들이 많은 듯 했던 신문/잡지가게.
과일, 채소의 화려한 색감은 꼭 그림 작품같고,
가게마다 길게 선 줄에서 어느 누구도 짜증내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아줌마답게 열정적인 장보기에 동참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오늘 득템한 것들.
케일(!) - 파리에서 드디어 처음보는 케일!!!
파(!) - 한국스타일 파! 이것 또한 처음!!!
(드디어 파리에서 찾게된 케일과 파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이어가야겠다.)
오징어 - 위 사진에 보이는 대왕오징어 500그람.
(이 대왕오징어로 볶음을 만들어 포식한 이야기도 다른 포스팅에서.)
좋은 물건을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은 기본,
없는게 없고 (케일과 파가 있으면 말 다한 것),
계산을 기다리는 긴 줄에서 앞뒤 이웃과, 또 상인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덤. (물론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슈퍼마켓을 찾는 일이 확연히 줄어들 것 같다.
프랑스 사람들의, 파리지엔의 생활을 직접 느끼고 싶다면,
파리에 머무는 기간이 짧은 여행객에게도,
파리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한번은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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