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종종 뉴올리언즈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유는 다름 아닌 재즈 때문이었다.
재즈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가장 즐겨 듣는 장르를 꼽으라면 재즈이고,
재즈의 본고장인 뉴올리언즈는 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즈에 한한 기대 이상으로 충족되었는데,
상상한 것처럼 해가 지면 살아 있는 재즈 선율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우리가 뉴올리언즈에 도착한 1월 1일 밤,
호텔이 프렌치 쿼터에 위치한 덕분에 길에 나서자마자 사방에서 흥겨운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왔다.
첫번째 목적지는 J가 미리 뉴올리언즈 출신 친구에게 물어보고 알아둔 재즈바.
Monteleone 호텔 안에 위치한 Carousel이라는 곳인데, 도착하자마자 왜 이름이 회전목마인지 알 수 있다.
바 입구에 이렇게 회전목마를 본따서 만든 바가 있는데,
앉은 자리가 분주히 움직이는 바텐더들을 중심으로 천천히 360도 회전한다.
회전목마 바는 이미 만석이고, 기회를 노리며 서서 기다리는 손님도 여럿.
나도 한번 꼭 앉아보고 싶었지만 일찌감치 포기했다.
자리는 선착순이라 비는 자리가 생기면 잽싸게 가서 엉덩이부터 밀어넣어야 했는데,
도착한지 거의 30분만에 겨우 좁은 자리를 하나 차지했고,
그 시간 바에서 기다려 겨우 칵테일 두 잔을 사온 J와, 칵테일을 기다리는 동안 말동무로 사귄 또 다른 아저씨 한분까지
세명이서 겨우 앉을 수 있었다.
하나는 여기서 유명하다는 사제락(Sazerac),
또 다른 하나는 말동무 아저씨가 추천해 주셨다고 하는데,
둘 다 나에게는 너무 독했다.
이곳의 재즈 연주 역시 훌륭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아마 이날 밤에 있었던 풋볼 경기 때문인지 다들 경기 중계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끝내 밴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쉽지만 우리는 재즈 연주를 들어야 하겠기에,
뉴올리언즈 재즈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로 나섰다.
Bourbon Street는 그야말로 재즈의 거리.
각양각색의 라이브 연주가 거리를 가득 채웠다.
그중 내 귀를 사로잡은 연주가 있었으니,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서도 유명한 재즈바 중 하나인 메종 버번(Maison Bourbon)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직원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음료를 시켰다.
그동안 재즈 연주가 계속 되었는데, 피아노, 클라리넷, 트럼펫, 드럼, 베이스의 기본적인 구성으로
정통 재즈 연주를 들려주는 밴드였다.
재즈에 별로 관심이 없는 J도 만족.
비디오 촬영은 안되고, 사진은 몇 장 담을 수 있었다.
이곳을 거쳐간 재즈 뮤지션들의 모습도 보인다.
30여분 정도의 연주가 끝나고 쉬는 시간을 갖는다.
원칙적으로는 연주 한 세트당 일인당 음료를 하나씩은 주문해야.
Bourbon Street에서도 요즘 정통 재즈는 듣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젊은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락, 힙합, 펑크 등과 혼합된 음악이 더 빈번하다고 하는데,
'재즈'하면 딱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라 정말 좋았다.
그리고 역시 음악은 라이브로 들어야 제맛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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