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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트 요리사

뉴올리언즈를 추억하며, 잠발라야 (jambalaya)

by jieuness 2016.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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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휴가를 보내고 파리로 돌아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되어간다.

그동안 시차 때문에 고전하느라 집밥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어제는 J에게 뭘 먹고 싶으냐고 물으니 와이프가 하고 싶은 걸 먹고 싶다고.

정 그러시다면 뭐라도 해서 드려야지요...생각하고 밥할 준비를 하는데,

아차, 쌀이 없는 걸 깜박했다.

휴가 가기 전에 쌀통을 싹 비워두고 갔던 것.

 

집에는 각종 잡곡만 남아 있고, 시간은 없고, 밥은 해야겠고.

그러다가 머리를 스친 것이 뉴올리언즈에서 먹었던 잠발라야이다.

마침 이태리와 빈에서 사온 소세지도 있으니,

있는 재료들을 잘게 썰어 잡곡과 함께 걸쭉하게 밥도 죽도 아닌 잠발라야를 만들어보자 했다.

 

재료는 소세지, 집에 남은 각종 야채 (여기서는 양파, 양배추, 애호박), 다진 마늘, 쌀 (잡곡도 무방), 타바스코.

  

우선 잡곡(여기서는 현미찹쌀, 렌틸콩, 키노아 사용)은 물에 미리 담가 불린다.

현미찹쌀은 적어도 한시간 정도 불려야 요리하기 편하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잘게 다진 양파, 양배추, 마늘을 넣고 볶기 시작했다.

이때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쯤 잘게 썰은 소세지 추가.

 

금방 무르는 애호박도 이때 같이 넣었다.

 

함께 달달 볶다 보면 소세지에서 기름이 나와 어우러진다.

 

재료들이 잘 볶아졌을 때쯤, 불려둔 잡곡을 넣고,

전체 내용물이 간신히 잠길 정도로 물을 넣는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중불에 20여 분간 익힌다.

 

20분이 지나니 물이 거의 졸아 들었다.

이때 타바스코를 과감하고 충분히 뿌린 후 한번 뒤섞어 주면 뉴올리언즈의 맛이 확 올라온다.

타바스코가 없다면 고추장을 물에 풀어 넣어도 맛이 괜찮다.

 

현미찹쌀이 잘 풀리지 않아 나는 물을 조금 더 넣고 5분 정도 더 끓였다.

밥과 죽의 중간인 잠발라야 모양이 나온다.

나는 잡곡만 넣어 약간 밥알이 흩어지는 느낌이었지만,

쌀을 넣으면 더 질척하면서 찰기있는 잠발라야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집에 있는 핫소스들을 총동원해 입맛에 따라 뿌려 먹으니

금새 또 바닥을 드러낸 냄비.

 

잠발라야는 집에 있는 각종 재료들을 처리하기에 좋은 음식이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닭고기, 새우 등을 넣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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