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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트 요리사

이태리에서 공수한 재료 총동원! 두 가지 토르텔리니 파스타 (오일 파스타, 토마토크림 파스타)

by jieuness 2015.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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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여행한 볼로냐는 이태리 미식의 수도라고 불리우는 에밀리아 로마냐 (Emilia-Romagna) 지역의 중심이다.

에밀리아 로마냐는 볼로네즈 스파게티로 잘 알려져 있는 볼로냐(Bologna),

파마산 치즈와 이태리 최고의 햄을 생산하는 파르마(Parma),

발사믹 식초의 기원지이자 세계적인 미슐랭 레스토랑들이 운집한 모데나(Modena) 등

쟁쟁한 미식 도시들이 줄지어 있다.

 

볼로냐에 가는 가방은 가벼웠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파스타, 치즈, 햄, 페퍼론치노, 오징어 먹물 소스 등으로 꽤 묵직해졌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공들여 운반한 것은 바로 토르텔리니(Tortellini).

볼로냐의 자랑 중 하나로, 반드시 냉장이나 냉동을 거치지 않은 생파스타의 상태로 구입해 3일 이내에 소비해야 한다.

우연히 들리게 된 Paolo Atti & Figli라는 가게는

볼로냐에서도 제일의 토르텔리니를 만드는 곳이었다.

 

어제 집에 돌아오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이 토르텔리니를 두손으로 받쳐 고이 냉장고에 모셔둔 것.

3일이 지나기 전에 오늘 저녁 바로 요리해야 한다.

 

토르텔리니 500그램. 2인분이 조금 넘어, 한웅큼은 나중에 수프에 넣으려고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귀한 토르텔리니인 만큼, 두 가지 파스타를 해서 먹기로 했다.

첫번째는 오일 파스타, 두번째는 토마토크림 파스타이다.

 

우선 오일 파스타를 위해 팬에 넉넉히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 크게 한 수저,

베니스 시장에서 구입한 페퍼론치노 고추 7개, 월계수잎 두 장, 소금 반 수저를 넣고

마늘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은 후 옆에 두었다.

 

이제 토마토크림 파스타를 만들 차례.

우선 팬에 버터를 한 숟갈 크게 떠 녹힌 후,

 

여기에 잘게 썬 양파 하나와 다진마늘 한 숟갈을 넣고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쯤 잘게 썬 토마토 두 개를 넣는다.

여기서 소금을 반 수저 정도 넣어 1차 간을 한다.

 

토마토에서 물이 나와 자박하게 끓기 시작하면,

 

먹다 남은 와인 (혹은 가장 싼 요리용 와인)을 반 컵 넣는다. 

 

여기에 햄을 썰어 넣고 (이건 볼로냐의 또 다른 자랑 모르타델라햄이다.)

 

크림을 100cc 정도 넣어 준다.

 

휘휘 저어주고, 약중불에서 어우러지도록 둔다.

 

이제 귀하신 토르텔리니님을 익히는데,

설명서에 있는대로 비프스톡...은 없어 소고기 천연조미료 한 숟갈과 소금 약간 넣은 물이 끓어 오르면

토르텔리니를 넣고 10분 정도 익힌다. 

 

이렇게 완성된 토르텔리니의 반은 오일 소스에 넣는다.

오일 소스는 토르텔리니를 넣기 전에 다시 한 번 달궈서

토르텔리니를 약간 튀긴다는 느낌으로 볶아냈다.

여기에 토르텔리니를 익혔던 면수를 한 국자 넣어주면 맛이 극대화된다. 

 

면수가 졸아들면 불을 끄고

파마산 치즈 (이것도 역시 볼로냐에서 공수)를 갈아 넉넉히 뿌리고

(폼나는 치즈 그라인더가 없어, 강판의 촘촘한 부분을 이용했다)

J의 아이디어대로 루꼴라를 듬뿍 얹었다.

 

나머지 토르텔리니는 아까의 토마토크림 소스에 넣어

역시 센불에 휘리릭 볶아 낸다.

 

이렇게 완성된 두 가지 토르텔리니 파스타.

"이건 식당 수준이다"라고 담담하게 평한 J에게서 거의 요리평론가 수준의 권위가 느껴졌다.

한입에 한마디씩 이걸 또 못 먹는게 아쉽다고 연신 탄식하다가

볼로냐 또 가면 되지, 허세로운 결론으로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컴퓨터를 두들기더니 '파리에서 볼로냐까지 차로 가면 10시간이네' 말하는 J.

불꽃처럼 사라진 토르텔리니, 언젠가는 또 먹어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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