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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602. 노르망디 Normandie

(8) 라 쿠론 (La Couronne) - 줄리아 차일드가 인생 최고의 요리를 맛본 곳

by jieuness 2016.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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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루앙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이 루앙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곳이 미국의 1세대 스타쉐프인 줄리아 차일드가 인생 최고의 음식을 맛본 곳이라고 꼽는 식당이라는 것도.

우리의 짧은 주말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손색 없는 곳이다.

루앙 시내를 구경하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미리 식당에 들어가 있을까 하고 들렸었다.

중년의 매니저는 정중하게 식당이 열 때까지 40여분 남아 입장을 할 수 없지만

우산을 빌려주겠노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래서 딱 문여는 시간에 다시 돌아간 식당.

이름은 라 쿠론(La Couronne), 1345년에 문을 연 프랑스에서 제일 오래된 여관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미리 빵과 함께 세팅이 되어 있는 테이블.

 

전날이었던 발렌타인 데이 저녁의 흔적이 남아 있다.

 

J는 점심 메뉴를 시켰고,

나는 이 식당의 스페셜 중 하나인 오리 요리를 시켰다.

센스 있게 J의 코스에 나오는 애피타이저와

내 아뮤즈부쉬(amuse-bouche: 식전에 요리사가 "입술을 놀래키기 위해" 내놓는 작은 전채 요리)를

같이 주겠다고 한다.

 

이게 내 몫의 아뮤즈부쉬, 푸아그라가 들어간 크림이었고

 

이건 부추가 들어간 크림치즈를 연어로 말은 J의 애피타이저이다.

둘 다 입에 착 감기는 맛. 메인 요리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게 바로 내 오리 요리.

단언컨데 내가 먹어본 오리 요리 중에 최고였다.

쫄깃하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

같이 곁들여진 야채도 신선하고, 소스도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J의 메인요리는 토마토 소스가 듬뿍 올려진 양고기 요리였다.

물론 맛있었지만, 사실 내 오리 요리에 좀 가려진 것도 사실.

 

느긋한 식사 후 배가 너무 불러왔다.

더이상 조금의 공간도 없는데,

옆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계시던 지긋한 나이의 할아버지께서

와인 반병, 애피타이저, 메인, 치즈에 이어 이 수플레까지 드시는 걸 보고

주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폭신폭신해 보이는 따끈한 디저트를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노르망디의 칼바도스로 맛을 낸 수플레.

얼마나 부드러운지 정말 입에 들어가기 전에 녹는다. 

 

이건 J의 디저트였던 카페 고망드.

 

고풍스러운 분위기,

아주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찾아온 듯 보이는 손님들,

프랑스에서 받아본 것 중 제일의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잊지 못할 음식.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점심이었다.

 

1940년대에 주 프랑스 미국 대사로 파견된 남편을 따라 배를 타고 노르망디 해안에 도착한 줄리아 차일드.

파리로 가는 길에 들렸던 루앙에서 맛본 라 쿠론의 음식을 평생 잊지 못했고,

이후 프랑스 요리에 맛을 들여 훗날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쉐프가 되었다.

옛날에 줄리아 차일드가 먹었던 메뉴를 지금도 그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그때는 정말 하루동안 배를 비우고 찾아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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