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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자투리 여행 And more...

특이하고도 특별한 미식 경험 - 돼지요리의 끝판왕, Chez Francois

by jieuness 201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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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은 사실 소문내고 싶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기록은 남겨두어야지.

 

이 식당을 알게된 건, 이야기가 좀 긴데,

J의 프랑스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 어머니가 몽쉘미셀을 정말 정말 좋아하신다.

그 친구가 어머니 집에서 잠깐 지내는 동안 한번 초대받아서 간적이 있었는데,

정말 화장실까지 온통 몽쉘미셀 기념품이더라.

 자연히 이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수시로 몽쉘미셀에 갔었는데,

그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들리던 식당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본인이 프랑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식당이라는 말도 함께 붙이니

이건 어떻게든 가고야 말겠다는 의지에 불이 탔다.

 

게다가 J는 이미 예전에 한번 이 식당을 찾았었는데,

그때 예약없이 저녁에 갔다가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돌렸다고 하니

안 가면 안되는 성지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부모님이 와 계시는 동안 몽쉘미셀을 가기로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한 것이 식당 예약.

원래는 목요일 저녁에 예약하고 싶었는데 목요일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금요일 점심으로 예약을 한 후,

식당 예약에 맞춰 몽쉘미셀 근처에 첫날 숙소를 잡기로 여행 계획까지 다 바꿔버렸다.

 

그렇게 긴 이야기 끝에 도착한 식당. Chez Francois.

몽쉘미셀에서도 차로 40여분 떨어진 곳이다.

 

아담한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사로잡는 건

벽 한켠에서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고기가 한창 요리되고 있는데, 그 냄새가 이미 할말을 다 했다.

 

이 식당을 소개해 준 친구 말로는 이곳은 돼지고기가 주종목이고,

특히 돼지코, 돼지귀, 돼지발 요리가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주인 아저씨한테 절대 '케찹'을 달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실제로 프랑수아 아저씨를 만나고 보니 친구의 말이 이해가 된다.

불친절하지는 않지만 웃음기 옅은 얼굴에, 본인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하고 고집도 느껴진다.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애피타이저부터 속속히 도착.

프랑스식 순대인 부당(boudin)과 렌틸콩,

돼지귀가 들어간 감자샐러드,

그리고 호박과 비트가 들어간 샐러드.

재료들이 신선하고, 간도 세지 않은 것이 정말 맛있었다.

 

그 사이에 우리가 주문한 메인 요리가 장작불에 올려졌다.

 

첫번째는 돼지코 요리.

한 조각에 2인분인데, 아저씨가 그 자리에서 능숙하게 쓱싹쓱싹 잘라주신다.

 

이렇게 안이 순대속처럼 채워져 있다.

 

그리고 다음 요리는 여기서 소시지라고 부르는 짭짤한 함박스테이크 같은 것,

그리고 돼지족발 구이.

 

생소한 비주얼(특히 코!)에 다들 놀랐지만,

짭짤하고 쫄깃한 것이 참 맛있었다.

장작불에 구워 불맛도 살아있고.

무엇보다도 다른 곳에서는 해보지 못한 경험이다.

 

애피타이저가 5불이 채 안되고,

메인 요리도 10-15유로 사이.

파리에서 먹던 것을 생각하면 거의 반값인 셈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그렇게 무뚝뚝해 보이던 프랑수아 아저씨가

여성분들께 드리는 선물이라며 엄마와 나에게 가게 이름이 적힌 부채를 하나씩 쥐어주셨다.

덕분에 무더운 여름밤 유용하게 잘 썼다.

 

미리 계획하고 고대하며 간 보람이 있었던 곳.

또 언제쯤 다시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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