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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606. 로마, 바티칸 Rome & Vatican

(3) 바티칸 정복(?)기 (성 베드로 대성당, 바티칸 박물관)

by jieuness 2016.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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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참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바티칸 성문에서 300미터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은 덕에

가톨릭 최고 성지 중 하나인 바티칸을 제집 드나들 듯 수시로 찾을 수 있었던 것.

전날 교황님을 뵙기 위한 인파로 가득찼던 성 베드로 광장은

뜨거운 햇살 탓인지 한결 한산하다.

 

성 베드로 광장 중앙의 오벨리스크.

 

올해 꼭 바티칸을 찾아야겠다고 다짐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올해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포하신 '자비의 희년'이기 때문이다,

희년은 이곳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 (Porta Santa, 성스러운 문)을 여는 예식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번 자비의 희년 역시 베네딕토 전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함께 은망치로 이 문을 두들겨 여심으로써 시작되었다.

예수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의 길로 들어가는 문이 열림을 상징하는 것이다.

지난 한해 여러 곳을 여행하며 여러 자비의 문을 지나갔지만 

교회의 으뜸 성전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자비의 문은 신자로써 꼭 지나가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바램이 이루어지는 은총 또한 얻었으니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이 우리 교회의 중심이 되는 성전이 되는 것은,

예수님께서 직접 교회의 머리로 세우신 첫 교황, 베드로 사도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베드로 사도의 무덤 위에 세워진 중앙 제대.

 

성 베드로 대성당은 교회의 역사와 성예술이 집약된 곳으로

구석구석 둘러보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몇년전에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너무 경황없이 둘러보고 떠났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이번에는 잘 쓰여진 가이드북을 한 권 들고 갔는데,

막상 책을 뒤적이며 둘러보자니 가뜩이나 여행객들의 소음에 어수선한 성전에서 할일이 아닌 것 같아

그냥 중간중간 서서 조용히 기도하는 편을 택했다.

 

사실 이날 아침 일찍 바티칸 박물관을 찾았었는데,

성벽을 에워싼 줄이 너무 길어 오후에 다시 돌아오자 하고 발길을 돌렸었다.

(박물관 줄에서 빨리 들어가게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법 말쑥하게 차려입고 정식 직원인 듯 명찰까지 달고 있어 순간 헷갈리기 쉽다.

바가지를 쓰기 싫다면 과감하게 거절하는 것이 좋다.)

 

오후 1시가 넘어 다시 박물관을 찾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구가 휑하다.

굳이 박물관이 여는 시간을 고집해 찾을 필요는 없는 듯하다. 

 

바티칸 박물관의 시작을 알리는 거대한 솔방울.

1세기 경 만들어진 로마의 분수대 일부라고 한다.

 

일년 내내 붐빈다는 바티칸 박물관의 내부는

대충 이런 느낌이다.

사람들 머리만 보다가 하루가 다 갈 것 같은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끝이 없이 화려한 소장품들을 자랑한다.

편안한 신발은 필수이고,

본인의 관심분야에 따라 짧게도, 며칠도 보낼 수 있는 곳이지만

적어도 2시간은 생각하는 것이 좋다.

 

꼭 빠트리지 말고 보아야 하는 곳은

라파엘로의 방과 시스티나 성전.

대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 이 두 곳은 미리 공부를 하거나 오디오 가이드의 도움을 빌리면

훨씬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원래 박물관에서 연달아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눈에만 담기에도 벅차게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들이 있는 곳이라

유일하게 남긴 사진이 이 둘이다.

바티칸에서 보이는 로마의 풍경.

 

다음날 성 베드로 대성당을 다시 찾았다.

오늘은 성당 돔을 올라가는 것이 목적.

 

 

성당 돔을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가격 차이가 조금 나는데, 우리는 당연히 엘리베이터 표 선택.

엘리베이터를 타고 쉽게 중간 지점까지 올라왔다.

 

문을 통해 다시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돔의 안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 돔은

미켈란젤로를 포함한 여러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백년만에 완성되었다.

 

철조망 사이로 중앙 제대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이게 다인가? 하고 잠시 실망 겸 의아함에 사로잡혔을 때,

그러면 그렇지, 돔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입구를 찾았다.

그런데 이게 고생길로 통하는 문이었을 줄은.

 

이렇게 비좁은 통로를 따라 끝도 없이 올라가는 길.

시작했으니 돌아설 수도 없고 계속 올라가자니

이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이런게 천국의 계단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장님 괜찮으십니까.

 

마침내 돔 정상에 올랐을 때,

그 성취감은 굉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티칸과 로마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뷰가 압권.

 

 

 

 

 

돔 꼭대기는 크지 않아서 금방 한바퀴 돌고,

여기까지 올라온게 아까워서 또 한바퀴 돌아도 잠깐이면 된다.

 

아까 그 계단을 다시 되돌아 내려와
애증으로 다시 한장 더 찍은 돔.

힘들었지만, 돔까지 무사히 순례할 수 있는 건강을 주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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