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라스페치아역.
전날 몬테로소를 다녀왔으니 이제 네 마을이 남았다.
네 곳을 모두 가보고 싶지만 무리일 듯 하니,
중간에 상황을 봐서 결정하기로 했다.
오늘도 즐거운 엘리.
몬테로소 다음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베르나짜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기차역에서 내려 행렬을 따라 동네에 들어서니
고소한 생선튀김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친퀘테레 지역은 홍합과 앤초비 산지로도 유명한데,
홍합과 앤초비 튀김은 말할 것도 없이 맛있다.
튀김 한 컵을 사서 오물거리며 바닷가 쪽으로 나왔다.
사진에 재주가 없어도, 좋은 사진기가 아니여도,
어디를 찍어도 그림 같은 사진이 나온다.
베르나짜를 둘러본 후 다음 동네인 코르닐리아(Corniglia)까지
하이킹코스를 따라 걸어가보자 했다.
친퀘테레의 모든 마을은 기차뿐 아니라 하이킹 코스를 따라 도보로도 연결되어 있다.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두살배기를 데리고 엄두가 나지 않았고,
게다가 나는 임신 4개월차(!) 점점 배가 불러오고 있었다.
그래도 코스가 어렵지 않으면 한 번은 시도해 보고 싶어,
기차역에서 코르닐리아 방향 안내 표시를 따라 걸어올라가기 시작.
금새 동네가 멀어지며 한눈에 들어온다.
열심히 길을 오르는 저 귀여운 뒤태.
아이고, 거기 숨어 있었구나!
J는 유모차를 매고, 임산부인 나는 엘리의 손을 잡고
10분여쯤 올라갔을까.
체크포인트가 등장했다.
하이킹 코스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
그리고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 꽤나 어려운 코스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되었다.
우리는 30분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무리이겠다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기차역으로 내려가는 길.
하이킹을 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덕분에 이 풍경을 볼 수 있었으니 충분히 만족.
이렇게나 행복할 수가.
풍경에 취해 자칫하면 넘어지기 쉬운 곳이다.
우리가 갔던 친퀘테레 마을 중 가장 그림처럼 아름다웠던 베르나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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