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질 토양이 많은 프랑스는 물의 석회질 함량이 높아
유리컵을 씻으면 표면에 하얀 물자국이 남는다.
파리에 온 후 한동안은 이런 파리의 수돗물이 무척 신경이 쓰였었다.
심지어 초기에는 한국에서 공수한 연수기도 썼었는데,
그 부피가 크고, 필터도 주기적으로 바꿔야 하는데다,
결정적으로 연수기에 물때가 끼니 그걸 또 칫솔로 닦는 것이 일이었다.
다행히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지금은 예전처럼 유난을 떨지는 않지만,
그래도 석회질이 내 피부에도 남는 건 싫어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나름의 클렌징 루틴에 정착했다.
예전 내 피부는 트러블성으로, 중고등학교 때부터 한국에서 회사생활 할 때까지
끊임없이 여기저기에 트러블이 올라오고, 그걸 짜내거나 약을 바르거나 해서 처리를 하고,
자국이 남고, 자국이 옅어지는 동안 또 다른 트러블이 올라오는 무한반복이었다.
그런데 파리에 온 후 피부가 안정적인 상태로 바뀌어서
이제는 트러블은 일 년에 하나 생길까 말까 하는데,
나는 화장품을 최소한으로 줄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파리에 와서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서 그나마 비비크림에 볼터치 정도 하던 화장도 거의 안하고,
토너, 에센스, 세럼, 아이크림, 보습크림 등등 챙겨 바르던 것도
토너에 크림 정도로 줄이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화장품 다이어트를 주장하시는 디렉터파이님의 블로그를 본 후,
내 얼굴에 닿는 제품을 줄인 것이 피부가 좋아진 이유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디파님이 추천하는 제품들을 위주로 구매해왔고,
클렌징 루틴도 내가 해오던 방법에 디파님의 팁도 적용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 클렌징의 포인트는 파리의 수돗물이 얼굴에 닿지 않기! 이고,
준비물은 천연오일, 워터클렌저나 토너, 화장솜이다.
일단 크림만 발랐던 날, 집에만 있었던 날, 얼굴이 그렇게 더럽다고 생각되지 않는 날(ㅋㅋㅋ)은
화장솜에 토너 적셔서 닦아내고 끝이다.
선크림(정말 중요하다!)이나 가끔 비비크림을 바른 날엔,
이것들은 기름 성분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 같은 기름으로 닦아야 잘 닦인다.
그래서 저렴한 천연 오일을 넉넉히 바르고 문지른다.
나는 파리에서 구하기 쉬운 멜비타 오일을 좋아하는데,
지금은 아몬드 오일과 호호바 오일을 사용중이다.
그리고 여기에 워터클렌저나 토너를 넉넉히 손에 덜어 얼굴에 문지르면
오일과 물 제형이 섞이면서 어느 순간 뽀얀 물이 나온다.
이게 파스타 만들 때 올리브유와 면수 섞으면 생기는 이멀젼 현상이라지?
이 상태에서 화장솜에 방금 사용한 워터클렌저나 토너를 넉넉히 묻혀 닦아낸다.
지금 쓰는 워터클렌저는 가성비 좋은 가르니에 미셀라 워터,
토너는 마일드한 각질 제거 성분인 위치하젤이 들어간 세이어스 토너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갈 때마다 쟁여온다.
사용하는 제품들 모두 가격도 저렴하고,
디파님이 언급한 제품들이라 마음 놓고 쓴다.
이렇게 클렌징 하고 보습크림 바르면 잘 준비 끝.
예전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얼굴 당기는 일 없고,
아무 제품이나 발라도 트러블 나는 일 없는 튼튼한 피부로 성장했다.
요즘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에 관심이 많아,
클렌징워터나 토너를 대체할 방법도 생각해보고 있는데,
직접 제작을 하자니 원물을 구하기가 어렵고,
이런 제품들을 리필해 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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