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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자투리 여행 And more...

프랑스 노르망디 명소 - 페캉프(Fécamp) 팔레 베네딕틴(Palais Bénédictine)

by jieuness 202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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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에 노르망디에 갔을 때 지도에 찍어두고 시간이 없어 가지 못했던 페캉프 (Fécamp).

팔레 베네딕틴 (Palais Bénédictine)에 가지 못해 아쉬워하며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아이 둘을 데리고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우연히 본 1992년도 기사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관광지 2위로 연간 14만명이 팔레 베네딕틴에 방문했다고 한다.

팔레 베네딕틴

팔레 베네딕틴은 베네딕틴이라는 리쿼가 만들어지는 양조장이다.

우리는 전날 싸이트 (https://www.benedictinedom.com/flamboyant-palais/) 에서 미리 투어 티켓을 구매했는데,

베네딕틴으로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보거나 양조장 내부를 더 자세히 구경할 수 있는 투어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 가장 짧은 1시간 15분짜리 기본 투어를 선택했다.

가장 빠른 10시 투어를 예약했는데, 10시에 도착하니 그 때 마침 출근하던 직원들이 10시 30분에 문을 연다는 게 아닌가.

어리둥절한 채로 동네를 거닐다가 10시 20분쯤 다시 돌아오니 문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미리 티켓을 사서 다행이라 생각.

 

10시 30분이 되자 문이 열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마음에 드는 가족 사진도 하나 남겼다. 

팔레 베네딕틴 로비

팔레 베네딕틴은 1900년에 문을 열었는데, 그 역사는 훨씬 전인 1000년, 페캉프 중심에 지어진 베네딕틴 수도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10년에 돔 베르나도 빈첼리라는 베네치아 출신 수도사가 페캉프 베네딕틴 수도원에 오게 되었는데, 유능한 연금술사였던 그가 27종의 약초, 향신료를 섞어 만든 영약이 바로 베네딕틴이다.

이 레시피는 수백 년 간 수도원 내에서 전해져 내려오다가 프랑스 대혁명 때 혼돈 속에서 잊혀졌는데,

1863년, 페캉프의 와인 거상이었던 알렉상드르 르 그랑드 (Alexandre Le Grand)가 베네딕틴 레시피를 우연히 자신의 서재에서 발견하고 그대로 재현해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베네딕틴의 제조와 판매, 그리고 본인의 아트 콜렉션 전시를 위해 지은 것이 바로 팔레 베네딕틴이다.

 

궁전 (팔레)이라는 이름에 맞게 거대하고 화려한 팔레 베네딕틴은 고딕, 르네상스, 아르누보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투어는 2층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일단 베네딕틴이 들어간 칵테일부터 한 잔씩 받고 30분동안 자유롭게 연회실과 전시관을 구경한다. 

베네딕틴에 물과 라임을 섞은 칵테일

오전 10시반 공복에 마시려니 조금 두려웠지만, 베네딕틴은 아주 조금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믿고 마셔보니 시원달달해 한잔을 금새 비웠다.

팔레 베네딕틴 연회실

전시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베네딕틴의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알렉상드르 르 그랑드가 당시 처음으로 저작권 개념을 소개해, 베네딕틴의 병 모양과 레시피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베네딕틴 광고 포스터

또한 19세기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과 협엽해 베네딕틴 광고를 만들었는데, 독창적인 포스터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알퐁소 무하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팔레 베네딕틴 모형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베네딕틴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전시가 이어졌다. 

베네딕틴에 들어가는 향신료와 허브들.

베네딕틴에 들어가는 27종의 향신료와 허브들을 하나씩 구경하며 향을 맡을 수도 있다. 

베네딕틴 양조장

이어서 베네딕틴 양조장을 볼 수 있는데, 최소한의 자동화를 거쳐 거의 19세기 방법 그대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베네딕틴 양조 과정

재료들이 크게 4가지 방법으로 분류되어 각각의 준비과정을 거치면, 1차 블렌딩, 1차 숙성, 2차 블렌딩, 2차 숙성을 거쳐 병에 담겨진다. 

베네딕틴 숙성 오크통

베네딕틴의 성공 요인 중의 하나로 19세기말 일찌감치 영국을 시작해 적극적으로 수출을 한 것을 꼽을 수 있는데, 수요가 늘어감에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모든 베네딕틴은 여기 팔레 베네딕틴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다. 

 

베네딕틴 시음 시간

양조장 투어의 마지막은 늘 시음으로 끝이 난다.

총 세 종류의 베네딕틴을 맛보았는데, 모두 40도가 넘는 독주들이라 그런지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하면서 허브향도 진하다. 

베네딕틴 시음 시간

투어가 끝난 곳은 당연히 기프트샵. 모든 종류의 베네딕틴은 물론 각종 굿즈와 칵테일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남편은 달달한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라 따로 구입하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근처 까르푸에 가니 베네딕틴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오잉?) 

인증샷 완료
La Verrière

팔레 베네딕틴에서 또 유명한 곳이 바로 이 라 베히에르 (La Verrière)라는 바이다. 

유리 천장과 태양을 연상시키는 가운데 조명이 근사한데, 베네딕틴으로 만든 다양한 칵테일과 크레페를 맛 볼 수 있다.

 

팔레 베네딕틴을 나오니 점심시간이었는데, 팔레 베네딕틴 근처부터 구시가지까지 왠만한 식당들이 다 만석이었다.

하는 수 없이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자고 팔레 베네딕틴 근처에서 이름도 따로 없는 빵집에 들어갔는데, 샌드위치, 키쉬에 디저트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다들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파티서리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밀푀유가 맛있었고, 따뜻하게 구워나온 바게트 샌드위치와 토마토 키쉬도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저녁에 먹을 빵도 여기서 사갔는데, 직원에게 추천받은 무니에(meunier)라는 캄파뉴빵도 맛있었다. 

주소: 1 pl. nicolas Sell, 76400 Fecamp

특히 주말에 페캉프에서 식사를 하려면 예약이 필수이다.

아니면 이 빵집에서 간단하지만 만족스러운 식사를 해보시길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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