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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507. 부다페스트 Budapest

야경 깡패 부다페스트 (겔라르트 언덕 Gellert Hill)

by jieuness 2015.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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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다페스트 여행을 간다는 말에

친구의 첫 마디가 "거기 야경깡패라던데!"

야경이 얼마나 마음을 사정없이 후려치길래 깡패라는 걸까, 기대에 부풀었다.


일단 첫날 밤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트램 안에서 살짝 엿본 부다페스트 야경.

순식간이었는데, 아, 이거구나! 느낌이 확 왔다.



그리고 떠나기 전날 밤,

오늘 야경에 한번 두들겨 맞아보리라 작정을 하고 겔라르트 언덕을 올랐다.

언덕 초입에 들어설 때 이미 날이 어두웠는데,

올라가는 길이 불빛도 없고 어찌나 무서운지.

J 없었으면 절대 올라가지 않았을 것.

중간에 음주 중인 꽤 불량스러워 보이는 헝가리 청소년들도 만나고,

갈래길도 많아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알 수도 없고.

그래도 나무 사이로 틈틈이 보이는 저 언덕 위 불빛에 희망을 잃지 않고

15-20여분간 오르니 겔라르트 언덕 정상을 두르고 있는 시타델라(Citadella) 요새가 뙇.

생각보다 사람들도 많아서 순간 안심이 되었다.

밤에 겔라르트 언덕을 오를 계획이라면 휴대폰 플래쉬 정도는 꼭 작동되는지 확인 필요하고,

꼭 편안한 신발이어야 한다! 꽤 경사도 있고 길도 험하다.


그리고 본 진짜 부다페스트 야경.




이 어마어마한 야경을 배경 삼아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커플도 있었고,

셀카봉, 삼각대, 플래쉬, 타이머,... 온갖 보조기구들을 이용해 작품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성벽에 다닥다닥.

그 인파 사이에서 듬직해보이는 돌 하나 찾아 그 위에 카메라 놓고,

최대한 숨 참고, 손 떨지 않으려 노력하며 소심하게 몇장 찍었다.

그래도 역시 눈으로 보는 것에는 비할 수가 없는 사진.


이미 버스가 끊겨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리를 건너며 그 위에서 보는 야경도 멋지고,

무엇보다 내가 아끼는 사람과 이렇게 시원한 바람 맞으며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 삼아 걷는 일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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