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ey III (April 2015~)/1602. 노르망디 Normandie

(2) 캉(Caen) 시내 구경

by jieuness 2016. 2. 18.
반응형

리지외에서 캉은 차로 한시간 정도 거리인데,

이 두 도시 사이에는 "사이다 루드 (Cidre Route)"가 펼쳐져 있다.

이곳의 비옥한 토지에서는 프랑스에서 제일로 치는 사과가 자라는데,

이 사과들로 2-3%의 약한 알콜도수의 사이다부터, 15-17%대의 포무(Pommeau),

40도가 넘는 사과 브랜디인 칼바도스(Calvados)까지 생산되는 곳이다.

아쉽게도 시간이 늦어져 도망들을 직접 방문해 테이스팅도 하고 산지 가격으로 몇 병 사오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노르망디에서는 어디에서나 이러한 사과 주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캉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내렸고, 빗줄기도 세진다.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저녁을 먹으러 나선 길.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져 있는 성당이 눈에 띈다.

 

캉에 도착하기 전에 알아둔 식당이 세 군데나 있었는데,

한 곳은 전화를 하니 이미 예약이 다 찼다고 하고,

다른 두 곳은 직접 찾아갔는데 역시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음날이 발렌타인 데이라 저녁 예약을 한 사람들이 많아 식당마다 다 자리가 없었던 것.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 식당들도 들어가면 모두 예약이 다 찼다고 하니,

둘 다 배는 고픈데 이걸 어쩌나... 싶었다.

 

그러다가 아무데나 자리만 있으면 들어가자 하고 찾은 허름한 카페 겸 바.

벽에 프랑스 대회에서 무언가 1등을 했다고 적혀져 있어 우리는 처음에 맥주인 줄 알고 시켰더니,

대뜸 이런 음식이 나온다.

알고보니 노르망디 지역음식인 곱창요리였다.

이게 의외로 정말 맛있었는데, 곱창이 냄새도 하나도 안나고 고소하면서 정말 부드러웠다.

 

음식을 먹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고, 다들 맥주나 와인을 한잔씩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신 후 주인 할아버지께서

주섬주섬 조명, 스피커, 컴퓨터 등등 장비를 꺼내 연결하시기 시작했다.

이 모든 걸 가게 안에 있는 큰 티비에 연결하니 그때부터 가게 안이 노래방이 되었다.

옛날 프랑스 노래가 흘러나오니 가게 안의 몇몇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 시작하는데,

뜻밖의 광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식당마다 바람 맞고 조금은 심통이 나있던 마음이 풀렸다.

 

일요일 아침, 호텔을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캉 시내를 잠깐 구경했다.

 여긴 노르망디식의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구시가지.

 

Le P'tit B라는 저 식당 역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지난밤에는 분명 저곳도 자리가 없었을거야... 하며 J와 서로 위로했다.

 

 구시가지 구역은 놀라울 만큼 짧았다.

둘다 '에, 이게 다야?'하며 헛웃음이 나올 정도.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고,

길 끝 건너 유명한 캉 성벽이 시작된다. 

 

이곳은 "정복왕 윌리엄"으로 알려진 영국의 윌리엄 1세가 짓고 또 묻힌 곳으로

11세기 초에 지어졌다.

 

 

성벽과 마주 보고 있는 성 베드로 성당.

 

성벽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성당이 남아 있는데, 지금은 관광안내소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은 이른 주말 아침인데도 산책 또는 여행 나온 가족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벽 안에는 노르망디 박물관, 미술관(카르바지오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등도 있어 구경하고 싶었지만,

이제 바다로 떠날 시간이니 아쉬운 걸음을 재촉해야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