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마요르카를 떠나야 하는 날이다.
마요르카로 떠난다는 걸 알고 뒤늦게 사전조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꼭 가겠다고 점찍어둔 Cuevas de Drach에 가기로 했다.
그동안 마요르카의 서쪽 해안만 돌아봤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내륙지방을 지나 섬의 동쪽 끝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마요르카 제 2의 도시인 Manacor에 잠시 들려 아침을 먹기로 했다.
Manacor는 유명한 테니스 선수인 라파엘 나달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 2의 도시라지만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고 이미 읽었던 차.
기대가 없었던 탓일까, 나는 오히려 깨끗하고 아담한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Manacor 대성당.
성당 주변으로 장이 열렸다.
장 한쪽에서 햄, 올리브 등을 파는 작은 가게를 만났는데,
단돈 1유로에 맛있는 타파스를 먹을 수 있었다.
바삭한 빵 위에 햄, 치즈, 그리고 명이나물 같은 채소피클이 얹어져 있다.
허기진 나머지 배는 근처 카페에 들려 샐러드, 커피로 채웠다.
드디어 Cuevas del Drach 도착.
서로 다른 네개의 동굴이 2.4km에 걸쳐 이어져 있는 곳인데,
이곳은 이미 중세시대 때부터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사람들이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동굴에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시간 간격으로 정해져 있다.
입구에서 표를 사고 문이 열릴 때까지 이렇게 대기를 해야 한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려가기 시작.
들어가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긴 행렬을 따라 지하동굴을 걷다 보면
수천개의 고드름이 달려있는 듯한 동굴도 나오고,
기기묘묘한 형태의 동굴 내부가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동굴 투어의 마지막은 이 지하 호수에서의 클래식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정말 기발하다.
다만 그 많은 사람들이 착석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좀 지루하긴 했다.
현악 4중주단이 저 호수 위에 작은 배를 타고 나타나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데
잠시동안 호사를 누리는 기분이었다.
공연이 끝나면 동굴 출구까지 이렇게 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고,
배를 기다리는 것이 싫다면 걸어갈 수도 있다.
아까 클래식 공연에 쓰였던 배.
더운 날씨에 서늘하기까지한 동굴에서 땀도 식히고,
눈으로 볼거리와 귀로 들을거리까지 다 즐길 수 있었던 곳.
적극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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