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ey III (April 2015~)/1608. 앙시,샤모니,리옹,디종 Annecy,Chamonix,Lyon,Dijon

(4) Aiguille du Midi 케이블카 -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

by jieuness 2016. 10. 20.
반응형

샤모니에 와서 꼭 빠트리지 말 것,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샤모니에 오는 유일한 목적은

그 이름도 유명한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산인 Aiguille du Midi ('정오의 바늘')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이다.

 

연간 오십만명이 찾는다는 샤모니의 Aiguille du Midi 케이블카.

한두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는 후기가 많아

우리는 작정하고 새벽 5시에 기상해 옷만 갈아입고 곧장 케이블카로 향했다.

 

아직 가로등도 꺼지지 않은 샤모니 마을.

 

6시반 개장인데, 벌써 매표소 앞에 늘어선 줄이 멀리서부터 눈에 띈다.

 

드디어 매표소가 열리고 더디게 줄이 줄어들기 시작.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처럼 단순 여행객들도 있지만,

산악용 부츠와 폴에 도끼까지 장착한 전문 산악인 포스의 사람들이 많았다.

 

케이플카 표는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도 가능하고,

또 이것저것 패키지 종류도 많다.

우리는 케이블카 왕복표를 일인당 60유로 정도에 구입했는데,

불과 몇 유로만 더 내면 산 곳곳에 거미줄처럼 얽힌 다른 코스들도 이용할 수 있다.

샤모니에서 여유있게 머무른다면 좋은 옵션인 듯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캐빈 번호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이다.

인터넷으로 표를 미리 구입했더라도 매표소에서 이 카드를 받아야 케이블카에 탈 수 있다.

인터넷에서 출력한 표만 가지고 케이블카 탑승 줄에 섰다가 되돌려 보내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나저나 매표소 문 열기 전부터 기다렸는데도 세번째 케이블카라니...

 

매표소 직원 말이 세번째 케이블카 출발까지는 아직 30-40분 정도 남았다기에,

근처 카페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J는 커피도 필요했고.

우리와 같은 생각인 사람들이 카페에 가득이다.

 

어느덧 날은 화창하게 밝았고,

케이블카 탑승구에 직원들도 보이기 시작. 

 

7시 15분쯤 드디어 케이블카 탑승구를 지나갈 수 있었다.

 

우리가 탈 케이블카 도착 중.

 

 

아직 아침 안개가 걷히지 않은 산을 타고 올라간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한기가 몰아친다.

나름 이날을 위해서 긴팔, 긴바지도 준비해왔는데

둘 다 오들오들 떨며 종종걸음으로 전망대를 찾아 나갔다.

 

 

 

 

같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 중

상당수는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설산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비장해 보이고,

잠시 경건해진 마음으로 계속 바라보았다.

사방팔방 다 일생에 보지 못했던 풍경.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사진 가운데에 있는 몽블랑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린 지점은 해발 3777미터,

여기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발 3842미터 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곳이 바로 Aiguille du Midi 정상이다.

 

이곳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Step into the Void.

전후좌우에 위아래까지 다 유리로 된 전망대이다.

그냥 볼 때는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막상 전용 슬리퍼를 신고 그 위에 올라서면 왠지 다리가 떨린다.

일하는 직원에게 부탁하면 아주 능숙한 솜씨로

각도별 사진을 찍어준다.

 

사진 중앙에 동그랗게 솟은 봉우리가 그 유명한,

알프스에서 최고로 높고, 유럽에서 두번째로 높은 몽블랑이다.

 

말로만 듣던 몽블랑을 보고도 바로 내려오기는 아쉬워

이런 풍경을 밑에 두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셨다.

대자연을 탐하는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대단한가.

이렇게 높은 곳에 전망대와 식당을 만들고, 케이블카를 세운 노력과 열정이란.

인간이 한없이 작아보이기도, 한없이 커보이기도 하는 장소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