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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812. 바르셀로나 Barcelona

바르셀로나 도착 + 보케리아 시장

by jieuness 2019.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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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리 못한 지난 여행들도 많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쓰기"로 한 2019년 새해 다짐을 빨리 실천하기 위해 

최근에 다녀왔던 바르셀로나 여행부터 정리하는 게 좋겠다.


엘리가 태어난지 벌써 2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여행의 성격이 참 많이 바뀌었는데, 

즉흥적이고 밤낮 없이 분주했던 여행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중간에 많이 쉬고, 갈 곳과 가지 않는 곳 (혹은 갈 수 없는 곳)을 구분하는 여행이 되었다.

런던에서 하룻밤에 서너개 펍을 돌아다니며 맥주맛을 보던 그런 여행은 당분간 안녕. 


그렇다고 엘리가 우리 여행에 있어 제약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디에 가나 잘 먹고 잘 노는 엘리는 낯선 이들에게도 언제나 환영 받는다. 

덕분에 늘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여행지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요즘 빛을 발하고 있는 엘리의 몸개그와 그 외 각종 개그 스킬이 

새로운 공간과 만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그야말로 깔깔깔 가족. 

 

 

파리-바르셀로나는 단연 바르셀로나가 베이스인 Vueling항공이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우리집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올리 공항에서 출발해서 망설임 없이 예약했다.

Vueling은 이번이 세번째인 듯 한데, 비행기도 깨끗하고 매번 큰 문제 없이 이용했다.

다만 아침 7시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움직였던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엘리는 아예 외출복을 다 입혀 재워서 새벽에 그대로 들쳐 업고 나갔다.

 

바르셀로나 도착.

 

 

 

비행기에서 엘리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데에는

카메라 놀이 만한게 없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

아침 시간이라 약간 막히기는 했지만 공항에서 숙소까지 편하게 움직였다.

 

숙소에 짐을 내려두고 일단 늦은 아침을 먹기로 했다.

J와 나는 어느 도시에서나 시장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간편하면서도 현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먹는 아침을 먹고 싶을 때는 시장에 가는 것이 딱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시장하면 보케리아 시장 (Mercat de la Boqueria).

람블라스 거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내맘대로 미리 선택한 곳은 Pinotxo Bar이다.

전형적인 카탈란식 아침식사를 맛볼 수 있고,

수 십년간 대를 물려 자리를 지켜온 친절한 주인 할아버지가 유명하다.

 

음식을 먹는 손짓을 하며 "빠라 코미다" (para comida)라고 하니

할아버지가 알아서 "you, beef, you seafood" 정해주신다.  

그렇게 나온 시푸드.

해물맛이 분명 나긴 하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병아리콩, 잣에 짭쪼롬한 양념이다.

내 입맛에 딱. 순식간에 클리어.

 

이건 소고기 스튜.

아직 공기가 찬데 이걸 먹으니 몸이 뜨끈하다.

유럽에서 여행하다 보면 아침은 보통 빵에 커피, 잘해야 계란 정도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따뜻한 아침을 먹으니 여행의 시작이 좋다.

 

 

미처 생각치 못했던 건... 우리 먹보 엘리가 그렇게 많이 먹을 줄 몰랐다는 것.

분명 아침을 먹었는데 허기지다.

 

그래서 시장을 돌아다니다 꼬치를 하나 더 사 먹었다.

 

짠 것이 흠이지만 소세지에 갈릭 마요.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

 

보케리아 시장은 굉장히 넓고 볼거리도 많다.

여기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는지 한눈에 볼 수 있고,

과일, 채소, 고기, 생선... 온갖 색과 냄새가 시각과 후각을 자극한다.

우리는 시장을 좋아하지만 사진을 찍는 건 왠지 조심스러운데,

물건을 사지 않으면서 사진만 찍는 건 예의가 아닌 듯 하고 업장을 방해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은 하나 슬쩍 남겼는데,  

내가 좋아하는 유럽의 버섯.

파리에서 못 봤던 버섯들도 보이고,

가지각색의 모양과 색, 그리고 나무와 땅의 냄새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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