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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II (April 2015~)/1812. 바르셀로나 Barcelona

바르셀로나 타파스 식당

by jieuness 2019.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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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타파스, 타파스 하면 스페인이다.

여행 직전에 열심히 알아봐 둔 타파스 식당만 십여개.

매일 점심, 저녁 두 군데씩 가도 다 못 가는 게 너무 아쉬웠다.

게다가 아침에는 맛있는 스페인 빵도 먹어야 하고, 중간에 츄로스도 먹어야 하고...

결국 방법은 여러 곳에서 소소하게 먹는 것.

이 계획에는 타파스 식당이 제격이다.

 

오늘은 우리가 찾았던 타파스 식당 네 곳을 소개한다.

네 곳 모두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 음식, 술이 즐겁게 뒤엉켜있는

현지의 전형적인 타파스 식당들이다. 

 

1. Bodega Cala del Vermut 

바르셀로나에서 잘 알려진 앤초비 절임이 맛있다고 해서 찾아 보다가

그루폰 딜을 발견.

10가지 타파스에 맥주 네 잔 다 합쳐 단돈 16.9유로!

J가 일하러 나간 사이에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결제해버렸다.

 

식당 내부는 바닷배에서 쓰이는 진짜 그물과 도구로 장식이 되어 있고,

여러 종류의 소세지가 주렁주렁,

그리고 각양각색의 타파스가 진열되어 있다.

 

그루폰을 보여 드리자 아하! 하시며 주방으로 들어가시더니

곧 한상이 차려진다.

흡사 한정식집에서 대접 받는 기분.

워낙 저렴한 저녁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정도면 훌륭하다. 간이 세지만 그건 여행할 때는 어쩔 수 없는 일. 

대부분 튀김 음식이라 그 냄새가 얼마나 자극적인지, 기세 좋게 시작했다가

언제나 그렇듯 중간에 느끼함이 들끓어 포크를 내려 놓았다.

이 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내 여행의 필수품 녹차를 한 상자 샀다.

 기름진 음식 후에는 녹차가 최고.

 

이건 J가 추가로 주문한 만체고 치즈.

스페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치즈 중 하나이다.

파마지아노와 구다의 중간쯤 되는 텍스쳐와 맛이다.

J가 주문할 때 '아 나 배부른데 왜 또 시키지?' 속으로 그랬는데,

결국 내가 다 먹었네 ㅋㅋㅋ

중독성이 너무 강하고, 특히 위에 뿌려진 올리브유가 정말 향긋했다.

 

2. Bar del Pla

여기서는 달랑 이 사진 하나밖에 못 남겼는데,

이게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먹은 모든 음식 중에

우리가 최고로 뽑은

오징어 먹물 크로케다.

이미 저녁을 먹고 이대로 들어가기는 아쉬우니 한잔 더 하고 가자고 들린 곳이라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이 카바 한잔에 이거 달랑 시켰는데,

이 크로케가 너무나 맛있어서

한번 더 시켜서 먹고 나왔다.

아마 제인이 잠이라도 들었다면 두세번 더 시켜먹고 나왔을지도.

다행(?)스럽게 제인이 조금씩 잠투정을 시작해 일잔씩만 하고 나왔다.

옆테이블에서 주문한, 아마도 이베리코 돼지구이에 구운 꽈리고추가 잔뜩 올려진 음식도

정말 맛있어 보였다.

 

3. La Plata  

여기는 우리가 아점으로 들린 곳이었는데,

시간탓인지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여기는 타파스메뉴가 메뉴가 딱 여섯가지인데,

앤초비만 빼고 각 2-3유로로 굉장히 저렴하다.

우리는 당연히 메뉴에 있는 거 다 시켰지.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막 튀겨낸 생선튀김.

바삭, 고소하고 짭조롬한 알 없는 시사모(?) 느낌이다.

한번 더 시킬까 하다가 다음 식당이 또 기다리고 있으니 절제했다.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마신다는 vermouth도 처음으로 마셔봤는데,

쌍화탕에 술탄 맛이다. 또 마시고 싶진 않더라.

 

4. El Xampanyet

일요일 점심에 들렸는데,

구글에 나온 개점 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셔터가 내려져 있어

연말휴가인가 했는데,

정시가 되자 셔터가 올라가고 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간다.

 

어느 식당을 가나 나는 바게트빵에 신선한 토마토가 발라진 pan con tomate,

J는 앤초비를 시킨다.

거기에 치즈가 들어간 미니피망, 그리고 양념된 조갯살.

다 맛있어서 뚝딱 해치웠다.

오래된 가게 구석에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벽 타일이 얼마나 예쁘던지.

엘리 넣고 사진도 한번 찍고.

 

그리고 오징어 먹물 고로케에 이어 내가 잊지 못하는

이베리코 돼지와 꽈리고추.

숯불향과 혀 끝에 닿은 굵은 소금 덩어리의 짠맛

그리고 쫄깃하게 씹히자 마자 녹아없어진 고기.

 

입에 침 한가득 고인채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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