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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활 La vie à Paris/쇼핑+리뷰

우리 가족 공식 신발 올버즈(Allbirds) 운동화 10개월 후기

by jieuness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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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뉴욕에 길게 출장을 다녀온 J가

요즘 뉴욕에서 다들 신는 신발이라며

나와 엘리 선물로 allbirds라는 처음 들어보는 운동화를 사왔다.

본인도 한 켤레 사서 이미 신고 있었고.

 

가장 초기 모델인 울 러너즈이고,

나는 여자 사이즈 6, Sunkissed Cream 색,

엘리는 아동 사이즈 9, 쨍한 오렌지색이다.

나는 보통 한국 사이즈 235mm, 미국 사이즈 5.5 인데,

올버즈 사이즈 6이 맨발로는 편안하게, 보통 양말을 신으면 딱 맞는다.

 

설명을 읽고 들어보니, 일단 '세상에서 제일 편한 운동화'란다.

이미 한 달 동안 사용해 본 J 말로는 엄청 가볍다고.

통기성이 좋은 메리노 울을 주원료로 해 온도, 습도 조절이 잘 돼서

맨발로 신기에 좋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발끈은 재활용 플라스틱, 깔창은 캐스터 오일, 신발 상자 역시 재활용 종이로 만들었다니.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로 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제작, 유통된다고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뉴욕에서 사서, 파리까지 오게 된 이 신발이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니,

왠지 반가웠다.

(어디에선가 읽었는데, 처음 이탈리아에 제작을 의뢰했지만

몇 달이 걸려도 만족할 만한 제품이 나오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단 한 달만에 지금의 올버즈 신발을 만들어 냈단다. 한국답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나 최근 찍은 사진.

J는 일주일에 5회 이상 신은 듯 하고 (안창에 글씨도 다 지워졌다),

나는 봄까지 일주일에 2-3회 정도 신다가 여름에 신기에는 좀 더워 최근에는 거의 신지 않았고,

엘리는 본인 취향의 꽃무늬 운동화가 있어 그리 자주 신지 않았지만

신었을 때마다 놀이터, 산, 흙탕물 등에서 격렬하게 놀았다.

 

 장점은 역시 가볍고 부드럽고 편하다.

나는 맨발로 운동화를 신으면 땀차는 느낌이 싫어 꼭 양말을 안에 신었는데,

올버즈는 확실히 맨발로 신어도 25도 이상 덥고 습한 날 빼고는 불편감이 거의 없었다.

J는 거의 항상 맨발로 신고 다녔는데 땀이 많은 편인데도 불편하지 않다고 하고.


급하게 나갈 때, 양말 까먹어서 방에 다시 들어갔다 오지 않고,

그냥 올버즈 쓱 신고 나간 적도 많다. 


확실히 통기성이 좋지만, 냄새가 아예 안 나는 건 아니다.

극한의 예이긴 하지만, 엘리가 비오는 날 올버즈를 신고 흙탕물에서 실컷 놀았는데

바로 빨지 않고 집안에서 말려 보니 냄새가 어마어마ㅋㅋㅋ

울이 물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비오는 날은 되도록이면 안 신는 것이 제일 좋고,

어쩔 수 없이 젖었을 때는 최대한 빨리 수건이나 세탁기로 탈수를 해주는게 좋다.

그냥 자연건조하려면 해가 쨍쨍한 날 아니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꿉꿉한 냄새도 나게 마련.

 

올버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세탁기에 넣어서 빨 수 있다는 것인데,

설명서대로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로 돌리면 편하고 개운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세탁기에 돌리면 처음 메리노 울의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이 줄고

금방 낡는 것 것 같아 자주 돌리지는 않고,

냄새가 느껴질 때 안창만 따로 손세탁 하기도 한다.

 

그룹 사진!

왼쪽에 빼꼼이 나와 있는 타이거는 안타깝게도 맞는 사이즈가 없어

아직 올버즈에 입문하지 못했다.

 

 

이건 개인적인 문제인데,

나는 엄지발톱이 약간 위로 솟아있어

어떤 신발이던지 엄지발가락 부분이 튀어나오는데,

그러다가 아예 구멍이 나버린 운동화도 여러 켤레이다.

 

사진에 표시된 부분을 자세히 보면

부드러운 소재 때문에 엄지발톱과 닿는 부분이 빠르게 닳고 있어

머지 않아 얘도 구멍이 난 채로 생을 다하지 않을까 슬픈 예감이 든다.

 

올버즈를 신어보니 편하고 좋아서

지난 일년간 미국,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 생일에는

엘리 이름으로 올버즈 기프트카드를 선물하는 게 전통이 되었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기프트카드를 구입해 이메일로 쉽게 보낼 수 있다.

다음주 생신이신 엘리 외할아버지께도 보낼 예정.

받아본 가족들 모두 마음에 들어하는 선물이라 좋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그동안 모델도 더 다양해져서 런닝화도 나왔고,

색상도 많아졌다.

다음에는 여름용 올버즈 신발도 사보고 싶고,

J는 비 올 때 신을 수 있는 모델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당분간은 올버즈가 계속 우리 가족 공식 신발로 남을 듯 하다.  

 

 

*2020/9/17 업데이트

J가 올버즈가 찢어지기 시작한다고 아쉬워한다.

운동화 양쪽 다 테두리 부분이 뜯어지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 거의 매일 신었으니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니다.

언제까지 버텨줄지 보겠다며 오늘도 신고 나갔다.ㅋㅋㅋ



*2020/9/25 업데이트

비는 올버즈 최대의 적이다!

오늘 아침 비가 쏟아지는데 엘리가 올버즈를 신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신발이 다 젖었다고 하길래

부랴부랴 새신발을 학교에 가져다 주고,

오후에 엘리를 픽업할 때 올버즈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챙겼는데,

반나절 사이 신발이 말랐는데도 냄새가 냄새가...

 한번은 엘리와 J 올버즈가 냄새가 심해 아주 약한 락스물에 몇시간 담갔다가

세탁기로 헹굼, 탈수만 한 적이 있었는데 냄새가 싹 빠졌었다.

그런데 비 한 번 맞으니 도로아미타불.

비오는 날은 안 신는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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