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파리 테러 현장에서
평범한 금요일 저녁, 친구 커플이 집 근처에 곧 도착하니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J는 곧 채비를 하고, 나는 하던 일을 마치는 대로 합류하기로 했다. J가 나간지 30-40분쯤 지났을까. 나도 곧 나가려고 옷을 챙겨 입고, 친구 가져다 줄 생각에 한국에서 얼마전에 도착한 조미김 몇 봉지를 담고 있는데, 아이패드에서 '띠링'하는 소리가 들린다. BBC앱에서 알림이 뜬 것인데, 파리, 총격, 테러, 사망, 우리 동네 이름... 잘 조합이 되지 않는 단어들에 잠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본다. 몇 분 전,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기에 잠시 투덜거리며 닫았던 창문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분주한 차도는 텅빈 채 경찰차와 소방차들만 가로 막고 서 있고, 경찰, 소방..
2015. 11. 19.
파리지엥의 공원, Buttes Chaumont
생마르탱 운하 크루즈를 마치고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Buttes Chaumont 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이 좋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는데, 공원 입구부터 느낌이 사뭇 다르다. 도심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특히 파리에서 보기 드물게, 지형이 다양하다. 큰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넓직한 산책로는 기본, 중앙에는 호수가 있고, 높이가 꽤 되는 언덕이 있어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흔들다리도 건널 수 있다. 공원 전경이 이렇게 보이고,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언덕 지형이, 꼭 한국에서 뒷동산 올라온 것 같아 푸근하다. 사람들이 양떼들처럼 언덕에 누워 이야기 나누고, 와인도 나누고- 파리지엥이 사랑하는 공원. 산책길도, 푹신한 풀밭도 잘 되어 있어서 주말에 종종 가게될 듯 하다.
2015.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