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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생활 La vie à Paris27

11/13 파리 테러 현장에서 평범한 금요일 저녁, 친구 커플이 집 근처에 곧 도착하니 맥주나 한 잔 하자고 연락이 왔다. J는 곧 채비를 하고, 나는 하던 일을 마치는 대로 합류하기로 했다. J가 나간지 30-40분쯤 지났을까. 나도 곧 나가려고 옷을 챙겨 입고, 친구 가져다 줄 생각에 한국에서 얼마전에 도착한 조미김 몇 봉지를 담고 있는데, 아이패드에서 '띠링'하는 소리가 들린다. BBC앱에서 알림이 뜬 것인데, 파리, 총격, 테러, 사망, 우리 동네 이름... 잘 조합이 되지 않는 단어들에 잠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본다. 몇 분 전,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계속 들리기에 잠시 투덜거리며 닫았던 창문이다. 금요일 저녁이면 분주한 차도는 텅빈 채 경찰차와 소방차들만 가로 막고 서 있고, 경찰, 소방.. 2015. 11. 19.
오페라 바스티유 - <돈 지오바니> 관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J가 어느날 오페라 티켓을 끊어왔다. 나는 신나서 덩실덩실. 항상 들어가 보고 싶었던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하는 공연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시내에 있는 오페라 가르니에궁(Palais Garnier)에서 발레 공연을 봤었는데, 1800년대 말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내부가 너무 화려하고 근사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비슷한 기대를 가지고 오페라 바스티유 안으로 들어갔는데... 오잉, 너무나 흔하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연장 느낌. 내 기대가 너무 컸노라고 스스로 탓하는데, J도 "좀 실망이네..."한다. 비교적 새로 지어진 공연장 답게 내부는 넓고 쾌적하다. 오페라 가르니에궁에서는 자리를 찾아서 앉는게 1차 관문이고, 앉은 후에도 옆사람, 앞사람 다 닿아서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2015. 10. 9.
파리지엥의 공원, Buttes Chaumont 생마르탱 운하 크루즈를 마치고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Buttes Chaumont 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이 좋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는데, 공원 입구부터 느낌이 사뭇 다르다. 도심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특히 파리에서 보기 드물게, 지형이 다양하다. 큰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넓직한 산책로는 기본, 중앙에는 호수가 있고, 높이가 꽤 되는 언덕이 있어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흔들다리도 건널 수 있다. 공원 전경이 이렇게 보이고,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언덕 지형이, 꼭 한국에서 뒷동산 올라온 것 같아 푸근하다. 사람들이 양떼들처럼 언덕에 누워 이야기 나누고, 와인도 나누고- 파리지엥이 사랑하는 공원. 산책길도, 푹신한 풀밭도 잘 되어 있어서 주말에 종종 가게될 듯 하다. 2015. 10. 2.
추석맞이 배놀이 - 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 유람선 언젠가 J, 동네친구 F와 집 근처 생마르탱 운하를 걷다가내가 "지도에서는 운하가 우리집 바로 앞까지 지나가는 걸로 나오는데 왜 우리집 앞에는 물이 없지?" 했더니J가 운하의 일부분이 지하 터널이라는 말을 했다.그러자 F가 가끔 지하 터널과 지상 운하가 만나는 지점에서 배가 물 위로 올라오는 걸 볼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J는 말도 안된다고 했고,우리는 이걸 가지고 한참 맞네, 아니네, 필요 이상으로 논쟁을 벌였다. 그리고 나중에 알아본 결과,실제로 생마르탱 운하의 일부분은 지하 터널이고,심지어 이 지하 터널을 지나 운하를 구경할 수 있는 유람선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꼭 한번 타보아야 겠다고 다짐하던 차에,마침 돌아온 추석을 맞이해 파리식으로 배놀이(?)를 해보자고 했다. canauxrama.com.. 2015. 9. 29.
Folks and Sparrows - 아담하고 친절한 동네 카페 나는 원래 커피를 잘 못 마시고, 끽해야 하루에 라테 한잔 정도 마실 수 있지만 (그것도 빈속에 먹으면 큰일남) J는 하루에 한잔 커피가 필요하다. 그래서 주말이면 동네 커피숍을 하나씩 찾아 J는 에스프레소, 나는 라테나 핫초콜렛 같은 것을 한잔씩 마시는 호사를 누린다. 이번 주말에 간 곳은, 늘 코앞에 있는데도 이제서야 가본 Folks and Sparrows라는 곳. 카페 한쪽에서는 장식용인지, 식용인지 모르게 예쁜 소스병이며 통조림 같은 것들이 있다. 샌드위치들은 7-8유로 정도. 노끈으로 꽁 묶은 후 작은 안개꽃 한줄기를 꽂아 놓은 것이 어찌나 예쁘던지. 아담하고 편안하다. 직원들도 참 친절하고. 커피는 쓰면서 진한 느낌. J는 에스프레소 맛이 고급스럽다고 했다. Folks and Sparrows .. 2015. 9. 22.
La Cure Gourmande - 공짜 쿠키 하나 얻어 먹고 돈 왕창 쓰고 오는 곳 여행객들이 선물 쇼핑하며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La Cure Gourmande. Ladurée, Pierre Hermeé 같은 곳에서 마카롱이나 초콜렛을 사는 경우도 많은데, 긴 비행시간동안 무사히 원형을 보존하기가 쉽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럴 때는 La Cure Gourmande의 유명한 철통 케이스가 좋은 대안이 될 듯. 사실 나는 길 지나가다가 배가 출출할 때 한번씩 들어가곤 한다. 들어가면 자동으로 비스켓 하나를 샘플로 받기 때문. 그 샘플이 맛있어서 하나 두개씩 담다 보면 돈 왕창 쓰고 나오는 건 일도 아니다. 비스켓, 쿠키, 누가, 캔디,... 다양한 종류의 간식거리를 프랑스 느낌이 물씬 나는 예쁜 포장에 담아 갈 수 있는데, 보기에만 예쁜 것이 아니라 맛도 있다. 친구가 한국에 돌아가며 .. 2015.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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